경제·금융

'자동차 제조결함' 첫 배상 판결

자동차의 결함으로 인해 교통사고가 난 경우 제조사가 손해를 배상하라는 첫 판결이 나왔다. 그동안 급발진 사고 등 자체 결함으로 인한 사고라며 유사 소송이 여러 번 제기됐으나 제조물책임법을 근거로 자동차 회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고법 민사1부(유승정 부장판사)는 D사와 이모ㆍ김모씨, 이들의 가족 등 12명이 “승합차의 결함으로 인해 교통사고가 나 피해를 입었다”며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한 1심을 깨고 “피고는 8,630만여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2001년 8월 현대차에서 제조한 G승합차를 운전해 경부고속도로에서 시속 약 90㎞로 주행하던 중 갑자기 차체가 흔들리며 좌측으로 쏠리면서 중앙분리대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조사 결과 승합차는 좌측 뒷바퀴와 연결된 베어링에 이상이 생겨 베어링과 차축이 서로 녹아 붙는 용착(鎔着) 현상이 일어나 차축이 회전되지 않는 상황에서 과부하가 걸리면서 부러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가 다니던 D사가 업무용으로 구입한 승합차는 사고 석달 전에 출고된 신차로 주행거리는 베어링의 이론상 수명(1,300만㎞)에 훨씬 못 미치는 2만1,000㎞에 불과했다. 차에 탔던 D사 직원 3명 중 이씨는 전치 8주의 부상을, 김모(여)씨는 피부와 신경이 손상되는 중상을 입은 뒤 제조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1심에서는 패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승합차의 차축 재료에는 어떠한 결함도 없었고 승합차와 중앙분리대의 충격 때문에 차축이 부러질 정도는 아니었던 점 등에 비춰보면 차축이 부러진 원인이 된 용착 현상은 승합차가 중앙분리대와 부딪히기 이전에 이미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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