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금시장 불안요인 차단" 안전판 마련

■ 은행 대출구조 왜곡에 메스금융당국이 은행권의 대출 구조 왜곡에 메스를 가한다. 기업 대출은 외면한채, 손쉬운 개인 대출에만 편중하는 현상을 두고만 볼 경우 자금시장 전반에 불안요인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은행장 회의까지 소집하면서 은행권의 기업대출 확대를 요구하는 것은 연말ㆍ연초 자금시장 경색에 마땅한 정책적 도구가 없자, 은행을 통해 금융시장의 안전판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총대출금 증가액보다 가계 대출 증가액이 많아 올들어 8개월새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23조8,985억원. 반면 공공자금 등 기타 대출을 포함한 은행권의 총 대출은 18조4,703억원 증가했다. 가계 대출 증가액이 총대출 증가분을 넘어선 것이다. 기업대출도 1조3,674억원 증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지난해말 전체 대출중 32.44%였던 가계대출 비중은 8월에는 37.38%까지 높아졌다. 반면 기업대출은 62.82%에서 59.99%로 사상 처음 60% 아래로 내려 앉았다. 정작 문제는 가계 대출 증가가 부실로 곧바로 연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들이 명확한 신용잣대를 들이대지 않은 탓이다. 은행권의 연체대출금은 지난해말 2조7,967억원에서 8월말에는 3조6,700억원까지 늘었고, 특히 시중은행은 7,200억원이나 급증했다. 소매영업에 치우친 통합 국민은행은 연체대출금이 6,025억원(주택:4,212억, 국민:1,813억원)이나 급증,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다. 가계부분 연체급증은 은행 건전성을 심각하게 훼손시킬 요소로 자리하고 있다. 금리가 조금이라도 오르고, 부동산값이 떨어져 담보가치가 하락하면 은행은 금새 부실에 노출된다. ◆ 자금시장 안전판이 없다 금융당국은 회사채 등 자금시장 불안을 극복할만한 안전판이 사라지고 있다는데 우려하고 있다. 9월부터 회사채가 순상환으로 돌아서고, 주식 등 직접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통로도 막혀 있기 때문이다. 연말 회사채 신속인수제가 끝나면 결국 기댈 곳은 은행 밖에 없다. 그럼에도 은행들은 여전히 손쉬운 가계대출만 치중한 채 기업은 외면한다. ◆ 은행장회의, 뭘 논의하나 이근영 금감위원장은 "은행장 회의에서 회사채 등 자금시장 안정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기홍 금감원 부원장은 4일 ▲ 은행권 기업금융 확대방안 ▲ 회사채 등 자금 경색 고착 방지 ▦신용대출 확대 ▲ 가계부분의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이 주요 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의 대출 왜곡 현상을 현장 점검 결과를 기초로 연말이 오기전에 다잡고, 자금시장의 안전판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김영기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