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데스크칼럼] 킨들 밀리언셀러가 14개라는데…


글로벌 출판업계에 아마존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세계 최초의 인터넷서점 아마존이 미국 서적 유통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전자책시장도 단말기 '킨들'을 통해 장악해나가고 있다. 아마존의 등장으로 미국 서점 체인을 양분해온 '보더스'는 2011년 파산했다. 20년여 전 4,000개에 달했던 미국의 서점은 절반 이하인 1,900여개로 줄었다고 한다.


아마존은 2007년 킨들 첫 출시에 이어 2009년 킨들2를 내놓고 글로벌시장을 공략 중이다. 미국의 전자책 태블릿 소유 가정은 3년 전 전체의 2%에 불과했는데 올해 1월에는 28%에 달했다고 한다. 지난 15년간 서적 판매 실적이 킨들을 통해서는 불과 33개월 만에 달성됐다고 미 시사주간지 네이션 최신호가 보도했다. 현재 미 전체 서적 판매에서 전자책 비율은 18∼22%에 달하고 특히 연애ㆍ미스터리ㆍ공포ㆍ공상과학 소설에서는 약 60%에 이른다.

100만부 이상 팔린 킨들 밀리언 셀러를 기록한 작가도 벌써 14명이나 나왔다.

아마존 전자책 가격도 평균 11.99달러(1만3,400원)로 점점 올라가고 있다. 전자책 가격이 종이책의 80~90%로 이미 시장성을 확보한 것이다. 미국은 종이책의 80%가 전자책으로도 출간된다고 한다.

그러나 세계 정보기술(IT)시장의 선도자라고 자부하는 한국의 전자책시장, 활용 수준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전자책 판매부수는 겨우 전체의 1%를 맴돌고 있다. 전자책 내용도 만화가 대부분이고 소설ㆍ사진 등에 그친다. 성인소설인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전자책이 12만부 팔리며 그나마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살린 수준이다.

미국 책 판매 22%가 e북

전자책에 관심 있는 독자가 전자책을 보려고 해도 콘텐츠가 많지 않다. 읽고 싶은 콘텐츠를 기다리려면 4~5년이나 걸려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아마존 전자책 콘텐츠는 80만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유저작물은 200만건에 이르는 반면 국내 전자책 콘텐츠와 공유저작물을 합쳐도 총 20만건에 불과하다고 한다.


전자책을 내고 싶은 작가들 입장에서도 불편한 게 천지다. 종이책 출판사는 장르별로 나름대로 노하우를 갖고 있지만 전자책 출판사는 전문성이 전혀 없다. 전자책 출판에는 1쇄ㆍ2쇄의 개념도 없고 선인세나 계약금도 없다. 전자책 출판사들은 만화나 게임스토리ㆍ무협 등 장르소설에만 치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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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시장은 최근 몇 년 새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삶이 점차 전자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세계 전자책시장은 연평균 30.3%씩 상승하고 있다. 특히 북미시장의 경우 2011년 35억달러(약 3조9,568억원)였지만 5년 뒤 129억달러(14조5,835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국내시장은 올해 1,800억원 규모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자책은 종이책을 그대로 전자공간에 옮겨놓고 디지털 디바이스로 읽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음성이나 동영상을 가미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콘텐츠 혁명을 이룰 수도 있다.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넘어 '젠틀맨'으로 또 한번 K팝으로 글로벌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젠틀맨의 뮤직비디오는 이틀도 안돼 조회수가 5,000만을 돌파하는 등 글로벌시장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K팝이 인기를 끌면서 K컬처 얘기가 쏟아지고 있다. K팝뿐만 아니라 K아트ㆍK뮤지컬ㆍK문학 등으로 한국을 세계에 제대로 알려나가자는 것이다. 박근혜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창조경제도 문화융성을 바탕으로 경제를 키워나가자는 얘기다. K컬처의 기저에 스토리가 자리 잡고 있다.

e북 진흥에 힘 모아야

우리가 K문학, K컬처를 융성하게 하는 데는 분명 전자책도 한몫할 것이다.

킨들이 미국시장에서 뿌리를 내린 데는 물론 커다란 시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저렴한 전자책 단말기, 초기시장의 저렴한 전자책 가격이 적지 않은 몫을 차지한 게 사실이다.

IT 선도자라는 명예를 찾기 위해서라도 글로벌시장에서 K컬처의 밑거름을 주기 위해서라도 출판사ㆍ유통사ㆍ당국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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