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들이 긴축 예산안 부결로 구제금융이 기정사실화된 포르투갈의 국가 신용등급을 일제히 강등하고 나섰다.그리스와 아일랜드에 이어 포르투갈마저 구제 금융 투입이 사실상 시간문제인 것으로 평가된 가운데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유로존 붕괴가 생각하지 못할 일이 아니다”며 유로존 미래에 비관론을 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4일 포르투갈의 장기국채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두 단계 하향 조정했다. 또 유로존의 항구적 구제금융창구인 유럽안정화기금(ESM)의 최종적인 작동 메커니즘 등에 따라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을 이르면 다음주 추가로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P는 “조제 소크라테스 총리의 사임으로 현 정부가 와해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시장의 신뢰도 잃었으며 향후 채무상환 및 차환에 대한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면서 등급 하향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S&P는 이어 “ESM이 포르투갈 국채의 채권자들에게 채무재조정에 대한 부담을 일부 지우거나 채권시장에서 거래마비 상황이 발생하면 포르투갈 신용등급을 또 한차례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피치도 이날 포르투갈의 장기국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떨어뜨리며 향후 추가 강등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무디스도 지난 15일 포르투갈의 장기국채 신용등급을 ‘A1’에서 ‘A3’로 두 단계 강등시킨 바 있다.
24일 포르투갈 10년물 국채의 수익률과 국가 위험도를 반영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5년물 국채 기준)이 모두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하는 등 시장의 불안감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국제통화기금(IMF)이 다음 주 5,800억달러 규모의 ‘위기기금’을 가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포르투갈 위기 고조로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지면서 글로벌 경제 불안이 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조제 마누엘 EU 집행위원장은 EU 정상회의 첫 날인 24일 기자회견에서 “유럽 재정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방안에 대해 실질적 돌파구에 합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날 정상회의에선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도 유로존 붕괴론에 가세했다. 그는 24일 CNBC 인터뷰에서 “유로존 붕괴가 ‘생각하지 못할 일’은 아니다”라면서 “3~5개 나라가 다른 나라에 사실상 무임승하는 현 상황은 안 된다. 이는 오래갈 수 없으며 따라서 나라별로 재정상태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