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강 대 강 대치 … 태국 정국 파국 치닫나

정부 비상사태 선포에도 반정부 시위 격화 … 밧화 또 급락 금융불안 가속

태국 정부의 비상사태 선포에도 불구하고 정국이 가라앉기는커녕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친정부 단체 지도자가 총에 맞는 등 사태가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다.

22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지 하루 만인 이날 오전 동북부 우돈타니 지방에서 친정부 성향의 레드셔츠 단체인 '락 우돈'의 콴차이 쁘라이빠나 회장이 집에서 총을 맞고 심각한 부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했다. 경찰이 사건을 조사 중이나 용의자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번 반정부 시위 사태가 불거진 이후 레드셔츠 지도자가 총에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극적 움직임을 보였던 친정부 단체들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규모 정부 지지 시위에 나설 경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면서 태국 정국이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도 방콕 일대의 반정부 시위도 계속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위대가 잉락 친나왓 총리 등이 피신해 있던 무앙통타니의 임시 군부 지휘소를 트럭과 버스 등으로 봉쇄해 총리를 비롯한 여러 장관들이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겼다고 이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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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대를 이끄는 수텝 트악수반 전 부총리는 앞서 21일 "정부가 뭐라고 경고하더라도 우리는 해낼 것"이라며 "정부가 길을 막는다면 그 길로 행진할 것이며 밤에 확성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하면 24시간 동안 모든 장소에서 사용할 것"이라고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태국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반정부 움직임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시위대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향후 양측이 물리적으로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고조되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태국 남부 일대 5개 주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시 청사 등 공공기관을 점거하자 나라티왓과 라용주의 공무원들에게 이번주 말까지 업무를 중단하라는 명령이 떨어지는 등 시위의 여파는 전국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비상사태 선포로 태국 정국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면서 금융시장 불안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반발매수세로 상승했던 태국 밧화 가치는 22일 장중 달러 대비 0.2% 하락해 1주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밧화 가치는 올 들어 5.2%나 급락한 상태다.

방콕은행의 외환 트레이더인 디사왓 티아오바니치는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또 다른 악재가 겹쳤다"며 "금융시장 혼란이 언제 끝날지 판단할 수 없다. 밧화는 계속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태국 정부는 22일부터 60일간 방콕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 기간 동안 통행금지 실시, 영장 없는 체포 및 구금, 언론 및 인터넷 검열, 정치집회 금지, 출입금지 구역 설정 등의 비상조치를 실시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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