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내년도 줄줄이 예정돼 있는 아시아 주요국의 정치 상황이 향후 아시아 경제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8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한국의 총선에서부터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내년도에 아시아 주요 정치 일정이 집중돼 있고 이들 선거 결과가 아시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첸수이벤 타이완 총통이 내년 3월 대통령 선거에 맞춰 중국의 침공 위협에도 불구하고 강행하고 있는 타이완 분리독립 국민투표는 중국과 타이완 양국의 긴장을 넘어 세계적인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첸수이벤의 분리 투표 강행은 타이완내 여당 야당 가릴 것 없이 모든 정치세력을 대 중국 대항 세력으로 결집시키며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으며 이에 따라 외국인 자본이 대거 타이완을 빠져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필리핀도 내년 5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필리핀의 국민 배우인 페르난도 포가 가장 강력한 대통령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등 포퓰리즘이 정치판을 좌우하고 있어 외국인 투자가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이끄는 현 정권은 눈덩이처럼 커진 재정 적자를 해결해야 할 상황인데 정치 시즌을 맞아 적지 않은 예산이 소요되는 선심성 공약을 내걸어야 하는 유혹에 직면해 있다.
이 신문은 한국도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의 당적을 버리고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개혁 신당에 정치적 승부수를 던짐으로써 그 어느 때보다 총선 결과가 향후 개혁 일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네시아는 메가와티 대통령이 내년 7월 이 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실시되는 대통령 직접 선거에서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지지기반이었던 골카당과 힘겨운 싸움에 직면해 있다. 이밖에 인도 말레이시아의 경우도 총선이 예정돼 있다.
AWSJ은 내년 미 대선을 앞두고 거세게 불고 있는 보호 무역주의와 이들 아시아 국가의 복잡한 정치 일정이 맞물리면서 아시아 경제가 불투명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전했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