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매진 속출에 암표까지… 공연계 연말 반짝 특수

가족·동료와 함께 공연관람 수요 크게 늘어<br>인기공연 티켓값 30%이상 높게 팔리기도<br>일부선 "경기 안좋아 내년 1월 관객 급감 우려"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

모처럼 공연계가 웃고 있다. 흥청망청 먹고 마시는 송년회 대신 차분한 공연관람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문화가 몇 해전부터 자리잡으며 연말 특수가 제대로 반영되고 있다. 올해는 특히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가족 혹은 동료들과 공연을 관람하며 차분하게 마무리하려는 사람들이 늘며 일부 공연은 암표까지 팔리는 상황인 것. 하지만 12월 특수가 끝나면 내년 1월에는 경기가 급속도로 냉각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매진사례 속출…암표도 등장해= 지난달 재개막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연일 매진 행진이다. 경기침체와 15일 군입대한 주역배우 조승우의 불참으로 인해 공연 직전까지 흥행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기우였다. 현재까지 유료객석점유율만 85%. 제작사는 단체관람 문의가 들어와도 표가 없어서 받아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태양의 서커스 ‘알레그리아’는 12월 들어서면서 인터넷 티켓예매사이트에서 하루 2,500장씩 팔린다. 하루 좌석분량(총 2,500석)만큼 팔려나가는 셈이다. 뮤지컬 ‘캣츠’와 ‘미녀는 괴로워’도 객석점유율이 97~98%에 달한다. 연말이면 등장하는 공연 상품들도 속속 매진이다. 지난 1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한 파리나무십자가 합창단은 3층 좌석까지 모두 팔렸고, 마당놀이 ‘심청’도 주말과 금요일 낮 공연은 항상 매진이다.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공연이 시작하기도 전에 각각 90%, 70% 이상 티켓이 팔려나갔다. 일부 인기 공연의 경우 암표도 등장했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23~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박진영 콘서트 티켓 11만 원짜리 2장이 현재 39만 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그 밖에 일부 뮤지컬과 대중가수의 콘서트를 중심으로 정상가보다 30% 이상 높은 암표가 팔리는 상황. 이처럼 공연계가 올해 내내 이어진 불황에서 벗어나 모처럼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건 연말 송년회가 시끌벅적한 술모임에서 차분한 공연관람으로 바뀐 데다 가족 단위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2월 분위기는 좋지만 1월이 걱정= 올해는 작년 12월보다 분위기가 더 좋은 상황이다. 지난해 이맘때는 대통령 선거를 앞 둔데다 신정아 사태의 여파로 기업의 단체 판매 티켓이 취소되고 예술의 전당에 불이 나는 등 공연계 분위기가 어수선해 사실상 연말특수가 없었다. 반면 올해는 경기침체에도 불구, 공연계 자체의 별다른 악재가 없어 반짝 호황을 누리는 상황. 연극 ‘라이어’를 제작한 이재원 파파프로덕션 기획본부장은 “올해 분위기가 작년보다 훨씬 낫다”며 “작년과 달리 브랜드를 구축한 작품은 티켓이 없어서 못 파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연계에서는 내년 1월에 대한 근심이 커지고 있다. 김병석 CJ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본부장은 “티켓이 매진돼 12월에 예매를 하지 못한 관객이 1월로 이월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1월엔 심각한 침체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뮤지컬 ‘캣츠’를 제작한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 역시 “잘 되는 공연도 관객이 반으로 주는 게 1월”이라며 “지금 분위기로는 1월 상황이 다소 비관적”이라고 말했다. 이재원 본부장 역시 “현재 티켓예매사이트에 오픈된 1월 공연 티켓이 거의 팔리지 않는다”며 1월에 대해 우려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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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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