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남아공 월드컵] 빛바랜 빅매치… 짜증나는 '오심컵'

승부 영향 결정적 상황서 심판들 잇단 '실수'<br>비디오 판독 도입 논란속 FIFA는 '묵묵부답'


'패한 팀은 억울하고 이긴 팀도 찜찜하고.' 심판들의 잇단 오심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의 흥미를 떨어뜨리고 있다. 실수가 나오기 마련이지만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거의 매일, 그것도 승부에 영향을 미칠 결정적인 상황에서 오심이 발생하면서 해당 팀은 물론 축구팬들까지 짜증을 참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잉글랜드는 28일(한국시간) 끝난 독일과의 16강전에서 명백한 득점이 노골로 선언되면서 경기 흐름을 놓쳤다. 1대2로 따라붙은 전반 막판 프랭크 램퍼드(첼시)가 때린 슈팅이 독일 골문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 안쪽에 떨어진 뒤 튀어나왔다. 양팀 선수 모두 골로 인정했지만 우루과이 출신 호르헤 라리온다 주심과 선심은 보지 못했고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잉글랜드는 1대4로 대패했다. 이어 열린 아르헨티나와 멕시코의 경기에서는 멕시코의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가 명백한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선제골을 터뜨렸음에도 이탈리아 출신 로베르토 로세티 주심과 선심은 그대로 득점으로 인정했다. 지난 21일 브라질과 코트디부아르와 G조 조별리그 경기에서는 프랑스 출신 주심 스테판 라노이가 경기를 망쳤다. 후반 6분 브라질의 루이스 파비아누(세비야)가 공을 넣을 때 두 차례나 팔로 공을 건드렸지만 알아채지 못했다. 말리 출신 코먼 쿨리벌리 주심은 18일 C조 조별리그 미국과 슬로베니아 경기에서 미국의 모리스 에두(레인저스)가 후반 41분에 넣은 골을 파울로 선언했다. 쿨리벌리 주심은 누가 밀었는지도 설명하지 못했다. 한국도 오심의 피해를 봤다. 17일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1대2로 뒤진 후반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이 문전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골을 넣었으나 골로 인정됐다. 당시 벨기에 부심은 며칠 뒤 오심이었다고 인정했으나 한국의 1대4 완패로 끝난 뒤였다. 이에 따라 불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날 멕시코 언론은 "심판의 실수가 경기를 극적으로 바꿔놓았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조별리그 가나전에서 고의적인 핸들링 판정을 받아 퇴장 당했던 호주의 간판 공격수 해리 큐얼(갈라타사라이)은 "경기가 공정하지 않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나 역시 심판들이 강팀에 우호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회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유럽인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눈총을 받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은 묵묵부답이다. 이번 기회에 야구나 테니스 등 다른 종목처럼 비디오 판독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분적으로나마 도입하면 최소한 심판들이 오심을 내리지 않기 위해 좀 더 신중하게 판정하게 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심판을 6명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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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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