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창조와 감성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최근 방한한 짐 데이토 세계미래학회장(하와이대 교수ㆍ사진)은 지난 9일 서울경제와의 단독인터뷰에서 “한국경제는 미국과 일본을 모방하면서 성장했지만 앞으로는 한국만의 특징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기업들이 지금까지의 상승커브를 앞으로도 유지하려면 선발기업이나 국가가 뚫어놓은 길을 쫓아가기 보다 새로운 길을 스스로 개척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이와 관련, “최근 20여년간 이성적인 과학이 중요했지만 미래에는 감성적인 상상력에 기반한 창조적 산물들이 세상을 움직일 것”이라며 “상상력, 창조, 감성의 의미를 깨닫는 기업은 살아남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도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와 동문수학한 학자로 40여년간 미래학 연구에 매진해 온 미래학의 ‘대가’인 데이토 회장은 ‘창조와 감성의 시대’를 만들 수 있는 방법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이제 애플의 MP3플레이어 ‘아이팟’처럼 감성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선호한다”며 “감성과 제품을 연결할 수 있는 창조적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데이토 회장은 디즈니사의 캐릭터 ‘미키마우스’와 일본의 대표적인 캐릭터 ‘헬로키티’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소비자들은 미키마우스와 헬로키티 상품을 사면서 각 캐릭터의 정체성도 함께 소비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창조적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올까.
데이토 회장은 창조적 아이디어의 원천으로 ‘문화의 퓨전(fusion)’과 ‘감성적 인재’를 꼽았다. 그는 “퓨전의 본질은 문화의 결합으로 다양한 문화와 가치들이 함께 어우러져야 비로소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이 같은 일은 상상력과 감성이 풍부한 인재가 할 수 있다”며 “최근 미국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에 MFA(Masters in Fine Artㆍ미술학 석사학위)가 생길 정도로 이성적이고 특정분야에 유능한 MBA 다 예술적이고 감성이 풍부한 인재가 더욱 각광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에서 6년간 살았고, 지난 89년에는 북한 김일성 대학에서 미래학 강의를 하기도 했던 데이토 회장. 그는 아시아권에 대한 이해가 높은 서양학자 중 한명으로 꼽힌다. 그가 보는 한국의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그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예술적 창조적 감각으로 ‘한류’라는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낸 한국은 미래를 선도할 잠재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 이제 (한국은) 과거의 모방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를 창조함으로써 세계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