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경제 '퀀텀 점프' 기회다] <1부-2> 위기에 강한 기업이 뜬다

침체기에 몸 사리면 뒤에 올 호황기회 못잡아<br>불황기에 이통시장 집중 노키아 글로벌 브랜드 입지 굳혀<br>사업구조 전환 때 놓친 코닥·컴팩등 경기 살아나도 내리막<br>신속하면서도 '소비자 니즈' 맞춘 차별화된 전략 찾아야


[한국경제 '퀀텀 점프' 기회다] 위기에 강한 기업이 뜬다 침체기에 몸 사리면 뒤에 올 호황기회 못잡아불황기에 이통시장 집중 노키아 글로벌 브랜드 입지 굳혀사업구조 전환 때 놓친 코닥·컴팩등 경기 살아나도 내리막신속하면서도 '소비자 니즈' 맞춘 차별화된 전략 찾아야 박태준 기자 june@sed.co.kr “기업들에 있어 경기침체기에는 도약의 기회와 추락의 위험이 동시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장기적인 시각에서 침체기 뒤에 찾아올 호황을 미리 대비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홍덕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세계 1위의 휴대폰 업체 노키아는 지난 1980년대 말까지 목재ㆍ제지ㆍ고무ㆍ케이블 등 부가가치가 낮은 잡다한 사업군을 거느린 그저 그런 회사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10년도 채 지나지 않은 1998년 노키아는 휴대폰 세계시장 점유율 23%로 1위 자리에 올라섰고 2000년대 들어서는 40% 안팎의 점유율로 2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노키아의 사례는 불황기에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통상 호황기에는 기업 간 격차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불황기에는 경영내용이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 간에 확연한 차이가 나고 이 과정을 거치면서 시장에 지각변동이 나타난다. 경기침체기의 대응 방향에 따라 몇 년 뒤의 ‘승자’와 ‘패자’가 결정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기 이후의 시장재편 과정에서 기회를 잡으려면 불황에 대처하는 방법이 현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불황기 때 극적인 시장재편=컨설팅업체인 베인&컴퍼니가 1990년대 초 경기침체기의 기업 지위 변화를 조사한 결과 상위 25%에 드는 기업 중 5분의1 이상이 하위 25%로 추락했다. 반면 하위 25%에 속하는 기업 중 5분의1 이상은 상위 25% 내로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 시기에 이 같은 극적인 지위변화가 일어나는 배경은 무엇일까. 베인&컴퍼니 측은 “호황기에는 모든 기업이 건실한 성장세를 보이지만 불황기에는 기업이 받는 타격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경쟁력의 차이와 대응 방식에 따라 ‘영웅’과 ‘희생자’가 극명하게 갈린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호황을 누릴 때보다는 불황기에 대대적인 시장지위 재편이 발생하고 이때 한 단계 도약한 기업들은 호황기로 접어들면서 강화된 지위를 지속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설명이다. ◇‘선택과 집중’으로 성공한 노키아=1990년 초반 불황이 시작됐을 때 노키아는 대대적인 사업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제지ㆍ펄프ㆍPCㆍ데이터 등 기존 사업을 매각하는 대신 이동통신사업에 선택과 집중을 한 것. 또 디지털 이동통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1991년 세계 최초로 GSM 방식의 디지털 휴대폰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모든 제품을 노키아 단일 브랜드로 통일하고 디지털 이미지 홍보에 집중해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그 결과 노키아는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다. 미국의 애플사 역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 2000년대 초반 경기침체기 때 PC산업은 심각한 불황에 빠졌다. 이때 애플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MP3플레이어를 선택했다. 애플은 MP3플레이어라는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콘텐츠까지 제공하는 한편 미국 전역에 MP3플레이어 체험공간인 ‘애플 스토어’를 개설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애플의 전략은 불황기에 위축된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데 주효했다. 경기침체기 때 연구개발(R&D)에 중단 없는 투자를 한 기업도 나중에 빛을 보게 된다. 미국의 코닝사는 2001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로 광통신 시장이 위축되면서 100억달러를 투입했던 광섬유 사업이 55억달러의 적자를 낸다. 2000년 10월 주당 100달러 안팎이던 주가도 1달러대로 곤두박질쳤다. 코닝은 당시 총직원의 50%에 달하는 2만여명을 해고하고 12개 공장을 폐쇄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가운데서도 매출의 10%를 어김없이 R&D에 투자했다. 또 이중 3분의1은 ‘인내자금’으로 분류, 중장기 연구에 투입했다. 코닝은 올해 액정 TV용 유리기판 시장에서 5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58억6,000만달러, 영업이익률은 18.4%를 기록했다. ◇타이밍을 놓친 코닥=반면 불황기 대응책이 적절하지 못했던 기업들은 호황기에 접어들어서도 내리막길을 걸어야 했다. 필름으로 유명했던 코닥은 1990년대 초 경기침체기에 신사업 추진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디지털 카메라 등으로의 사업구조를 전환하지 않고 필름 사업을 오히려 강화했다. 코닥은 1992년 뒤늦게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진출했지만 시장확대에 실패했고 1993년에는 전체 인력의 17% 감원과 일부 사업 부문 매각이라는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게 된다. 컴팩 역시 2000년대 초반 PC산업의 위축으로 경영성과가 악화됐다. 이런 환경에서 컴팩은 경쟁사인 델이 시작한 ‘직접 판매 방식’ 도입과 인원 감축 등 가격 경쟁으로만 맞섰다. 1990년 후반 탠덤과 DEC 등을 인수해 기업용 서버 및 솔루션 사업 기반을 확보했음에도 PC사업의 매출 증대에만 골몰했던 것. 컴팩은 결국 2002년 HP에 합병됐다. 홍덕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경기침체기일수록 더욱 ‘소비자 니즈’에 맞춘 확실히 차별화된 포인트를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또 이 같은 대응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ImageView('','GisaImgNum_1','default','550'); ▶▶▶ 관련기사 ◀◀◀ ▶ [한국경제 '퀀텀 점프' 기회다] 국내기업들도 '맞춤형 불황극복 전략'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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