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랑스 등 외국의 비즈니스 스쿨들은 아시아를 황금시장으로 판단, 잇따라 캠퍼스를 설립하거나 현지대학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체결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세계화추세를 타고 아시아에 전문인력 수요가 크게 늘어난데다 첨단 교육방식의 개발로 인해 해외에서도 본교와 똑같은 교육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인력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이 현지에서 배출되는 우수 인력들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눈독을 들이고 있어 비즈니스 스쿨 붐이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현재 외국 비즈니스 스쿨의 진출이 가장 활발한 곳은 아시아의 금융센터로 불리는 싱가포르와 홍콩이며, 또 교육열이 높은 한국과 일본에도 앞으로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최고의 비즈니스 스쿨인 인세아드는 지난달부터 싱가포르 MBA(경영학석사)과정을 개설, 본격적인 교육에 들어갔으며 시카고대학도 가을부터 19개월 과정의 MBA프로그램을 개설할 계획이다. 연간 수업료는 2만6,000∼6만5,000달러에 이르고 있다.
또 미 펜실바니아대의 와튼 비즈니스 스쿨도 싱가포르 경영대학원과 제휴관계를 맺고 오는 9월부터 수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 노스웨스턴대의 켈로그 비즈니스 스쿨은 지난해부터 홍콩과학기술대와 공동으로 경영진 MBA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웨스턴 온타리오대도 역시 홍콩에서 MBA과정을 개설,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밖에 일본 대학들도 최근들어 외국의 유명 비즈니스 스쿨과 제휴관계를 체결, 교수진을 초빙하는 등 MBA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외국의 비즈니스 스쿨은 커리큘럼을 짜는 과정에서 아시아적 경영풍토를 중시하는 한편 현지 기업들이 가장 원하는 분야를 폭넓게 가르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인세아드의 경우 우선 지난 97년 아시아 금융위기에서 제기됐던 문제점 위주로 커리큘럼을 작성했다. 기업의 미래 경영전략 및 조직 구조에 대한 연구가 핵심테마다. 인세아드는 또 3,500만달러를 들여 싱가포르 현지에 별도의 캠퍼스까지 건립중이다. 인세아드의 아시아 캠퍼스는 9월께 문을 열 예정이다.
시카고대는 미국 본토와 마찬가지로 핵심적인 경제학 원리를 전수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시카고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위성 캠퍼스에서 각각 1주일씩 수업을 받게 하는등 장소에 상관없이 똑같은 수준의 MBA과정을 밟도록 만들 계획이다. 시카고대는 19개월간의 강의를 진행하기 위해 한달에 한번씩 시카고로부터 교수진들을 직접 공수해올 예정이다.
이같은 외국의 비즈니스 스쿨의 움직임에 대해 가장 관심을 보이는 곳은 아시아에서 활동중인 현지기업들이다.
특히 전문인력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은 이곳에서 배출되는 우수 인력들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들 기업들이 현지 투자를 결정하는데 가장 중시하는 사항도 전문인력의 뒷받침 여부에 맞춰질 정도다.
인세아드의 경우 1회 과정에 모두 54명의 학생들이 등록했는데 이중 45%를 아시아인이, 나머지는 아시아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다른 외국계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정상범기자SS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