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맞춤형 주거공간 공공임대주택

지난 89년 짓기 시작한 영구임대주택을 필두로 지금의 국민임대주택에 이르기까지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많은 무주택 서민의 주거불안을 해소하고 있다. 특히 2002년부터 추진 중인 국민임대주택 100만가구 건설계획은 오는 2012년까지 공공임대주택 재고율을 12%로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택지확보와 재정지원 등에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공공임대주택 유형도 다양화하고 있다. 먼저 도심 내 최저소득계층이 기존 생활권에서 현재의 수입으로 살 수 있도록 다가구 주택을 매입해 저렴하게 임대해주는 매입임대주택과 기존 주택을 활용한 전세임대주택을 들 수 있다. 이는 집을 새로 지어 공급하는 기존의 방식을 탈피한 혁신적인 형태의 주거복지라고 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 내집 마련이 가능한 계층에 분양전환을 전제로 공급하는 10년 임대주택, 중산층을 위한 전ㆍ월세형 임대주택 등이 있다. 국민임대주택과 더불어 이러한 다양한 맞춤형 임대주택이 2012년까지 총 116만여가구 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임대를 원하는 계층에 자신의 눈높이에서 안정적이고 보다 저렴한 주거를 선택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줄 것이다. 공공임대주택 정책은 사회 안전망 구축의 한 방편이다. 내집 마련이 어려운 저소득층에 최저주거기준 이상의 주거공간을 제공해 주거안정을 이루려는 정책적 고려가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택지가 확보돼야 집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택지 확보가 가능한 지역부터 건설되다 보니 일부 지역은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임대주택의 재고를 확충해나가는 단계에서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이다. 2012년까지 공공임대주택 입주 대상을 내집마련계층ㆍ중산층까지 확대하는 맞춤형 공급 전략을 추진하면 이 같은 우려는 누그러질 것이다. 맞춤형 공공임대주택이 살고 싶은 주거공간이 되려면 몇 가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선 주택에 대한 시각이 교환가치보다는 사용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 공공임대주택처럼 저렴하고 품질 좋고 살기 좋은 주택이 교환가치가 낮다고 배척돼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공공임대주택이 가져다주는 사회적 안정 효과는 뒤로한 채 개인이나 집단 이기주의로 공공임대주택 단지를 지역사회로부터 분리하거나 배제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우리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인 편안한 주거공간을 국민 누구나가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수요에 맞춰 공공임대주택을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이에 대한 정책의 일관성과 사회적 합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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