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黨政 ‘증세안’ 엇박자

정부 “재원조달위해 증세검토”에 여당선 “안된다”<BR>금산법 싸고도 의결권 제한-강제 매각안 충돌


당정이 예산 문제 등 주요 경제 사안을 놓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거센 마찰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가 복지 예산 마련을 위해 ‘증세 필요론’을 내놓은 것에 대해 여당이 27일‘불가’를 못박았다. 삼성 문제가 얽혀 있는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에 대해서는 여당의 ‘강제 처분안’과 정부의 ‘의결권 제한안’이 접점을 찾지 못해 경제정책을 둘러싸고 정부-여당간 세대결 양상이 진행중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여당, “증세 불가!”=열린우리당은 최근 정부가 사회안전망 강화, 저출산ㆍ고령화 대책 부족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필요시 증세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우리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재경당정협의에서 “세목 신설을 통한 추가 증세안은 없다”는 당의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엔 문석호 제3정조위원장, 한덕수 경제부총리 등이 참석했다. 당정이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6.5% 가량 늘리기로 한 가운데 한나라당이 사실상 ‘0% 증액’으로 맞서며 ‘9조원 감세론’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내년도 나라 살림을 둘러싸고 여야로부터 동시에 거센 저항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당은 10ㆍ26 재선거에서 0대4로 완패한 상황에서 내년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세저항을 걱정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여서 이번 정기국회 예산심의때‘증세’를 둘러싼 당정간 거센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당의 입장을 전해들은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증세 필요론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원칙적인 입장을 말한 것 뿐”이라며 한 발 물러섰지만, 만성적 세수 부족에 시달리는 정부가 ‘증세안’을 철회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산법 처리 해 넘기나=삼성 처리 문제의 핵심인 금산법 개정안을 놓고도 당정이 쉽사리 접점을 찾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당내 의견 정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우리당은 당초 이달말까지 당론을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삼성카드-삼성생명의 분리대응에 대한 당내 일부 재경위 의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당론 결정이 늦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당내 재경위와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연석회의를 갖고 분리대응안을 유력히 검토키로 하는 정도에서 입장을 정했지만, 정부와의 협의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일단 예산 심의를 앞두고 증세안 관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정부 입장에선 금산법이 ‘차선’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재경위 핵심 관계자는 최근 국회 재경위 출입 기자들과 만나 “금산법 합의가 안되면 해를 넘기면 그만”이라며 “증세가 문제”라고 말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에서도 정부 여당은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 단 일보의 의견 접근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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