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대출비리로 국회 청문회에 불려나갔던 박석태 전 제일은행 상무(59)가 28일 자살, 파문이 일고 있다.<관련기사 4면>이날 하오 3시35분께 서울 마포구 망원1동 404의 48 자택에서 박씨가 2층으로 향하는 목조 계단벽에 노란색 나일론 끈으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박씨의 차녀 은영양(23)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박씨의 2층 서재 책상에는 「먼저 가서 미안하다. 못난 아빠를 용서해다오. 은행 임직원들에게도 죄송하다. 화장해 달라」는 요지로 A4용지 절반 분량의 유서를 남겼다.
박 전 제일은행 상무는 지난 1월31일과 지난달 28일 제일은행의 한보대출 비리 의혹 등과 관련,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았으며 지난 17일에는 국회 한보청문회에 참석, 대출외압이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하는 증언을 하기도 했다.
경찰은 박씨가 검찰 소환조사와 청문회 참석에 대해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는 가족들의 말에 따라 박씨가 이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부인과 딸 등을 상대로 정확한 자살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박 전 상무는 38년 전남 무안에서 출생, 전남 함평군 학다리고등학교와 서울대 상학과를 졸업한 뒤 66년 제일은행에 입행, 93년 심사1부장을 지낸 뒤 94년 임원이 된 뒤에도 줄곧 여신관리업무를 맡아왔다.
박 전 상무는 슬하에 1남4녀를 두고 있다.<안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