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사대부의 취향이 조선시대 회화사의 한 축을 이뤄"

인문학 강좌 고인돌2기 '미술로 이해하는 조선의 문화'<br>19일부터 고덕평생학습관서 5주간 이어져

19일 고덕평생학습관에서 열린 인문학 강좌 ‘미술로 이해하는 조선의 문화’에 참석한 수강생들이 조선시대 사대부의 취향과 회화를 주제로 한 윤민용(사진) 강사의 강의를 듣고 있다.

“역사를 보면 한 나라의 흥망성쇠가 보통 200~250년 정도인데 조선왕조 500년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렵죠. 그래서인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즉, 양란(兩亂)을 분기점으로 조선은 문화사적인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역사적인 배경을 이해하면 미술작품이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오겠죠.”

19일부터 서울시교육청 고덕평생학습관에서 열리는 고전 인문 아카데미 ‘미술로 이해하는 조선 문화’를 맡은 강사 윤민용씨(사진)는 나라의 기틀을 잡는 데 주력했던 조선전기의 유교주의적 미술과 양란 후 회복기를 거쳐 다양하고 화려하게 변화하는 조선후기 미술을 이해하기위해서는 역사적인 이해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하고 롯데그룹이 후원하는 고전인문학 아카데미 ‘고인돌’ 2기는 철학·문학·역사 등 인문학의 본령을 아우르면서 미술·영화·경제학 등으로 경계를 확대해 나가는 융복합적인 강좌로 구성, 21개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곳곳에서 잇따라 열리고 있다.


“양란이 끝나고 100여년간 피폐된 사회를 복원시키고 숙종이 노력한 안정기를 바탕으로 영·정조의 치세기가 시작되는 거죠. 그림에도 이런 사회적인 상황이 반영되어 나타난답니다. 봉건적 왕조국가였던 조선전기에 그림이란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 그림 잘 그리는 것을 드러내기는 게 자랑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조선 전기 작품에는 작자미상이 많아요. 하지만 조선시대 사대부의 취향과 회화는 깊은 관계가 있는 데요, 그 중심에 계회(契會)가 있어요. 친목도모와 상부상조를 위한 사대부들의 모임인 계회를 통해 남아있는 그림들을 계회도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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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윤씨는 간략한 조선시대의 역사적 배경 설명에 이어 곧바로 본 주제인 사대부의 취향과 미술로 이야기를 옮겼다. 계회의 종류와 조선시대 기록에 남아있는 계회와 계회도의 흔적을 더듬어가면서 이땅에 살았던 선조들의 삶과 풍류를 소개했다.

“영월에는 원주 이씨, 원주 원씨, 원주 곽씨 등 3성씨가 결성한 요선계(邀僊契)가 있는데 지금까지 350년간 이어져 오는 대표적인 계회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관혼상제 등 마을행사에 상부상조가 이루어지고, 노비에게도 물품을 빌려주기도 했답니다.”

이번 강의는 사대부의 취향이 조선시대 회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그리고 양난 이후 사회가 안정되면서 궁중의 장식과 민화는 어떻게 발전했는지 등을 주제로 10월 24일까지 5주간 이어진다. 아울러 이번 강의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9월 30일부터 열리는 ‘조선청화, 푸른빛에 물들다’ 전을 함께 관람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이날 강의장에서 만난 한 60대 수강생은 “동양미술 박사과정을 마쳤는데도 우리 미술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게 없는 것 같아 늘 아쉬웠는데 도서관에서 이런 강의를 마련해줘서 큰 도움이 된다”며 “미술을 이해하기 위해 역사와 문화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돼 앞으로 공부를 더 제대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 산하 21개 도서관에서 열리는 이번 고인돌2기는 오는 12월까지 한국미술, 서양미술사, 문학과 철학, 영화와 고전, 북유럽신화와 문학, 경제사, 애니메이션 등 풍성한 강좌가 마련됐다.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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