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아라파트 사망] 이-팔 평화정착 기대 커질듯

이스라엘 내부 강공책 자제 목소리높아<BR>부시정부도 反美분위기 달래기 나설듯

아라파트 사후 팔레스타인, 나아가 중동정세는 어떻게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비관론보다는 낙관론이 다소 우세한편이다. 팔레스타인과 중동정세를 가름하는 최대의 변수는 아라파트 이후의 후계구도, 이스라엘의 협상의지, 미국의 중동정책 등으로 요약된다. 현재 아라파트의 유력한 후계그룹으로는 마흐무드 압바스 전 총리와 아흐마드 쿠라이 현 총리다. 이들은 모두 이스라엘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에 반대하면서 협상을 통한 평화정착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들은 모두 팔레스타인 지도부에서 대표적인 온건파로 꼽힌다. ] 따라서 이들이 집권에 성공할 경우 이스라엘로서는 군사력을 동원한 강경노선을 고수할 명분이 약해진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정부는 “아라파트가 이스라엘의 생존권에 대해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아라파트 자치정부와의 협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지켜왔다. 현재 이스라엘은 내년까지 가자지구 완전철수 및 요르단강 서안 일부 지역에서의 철수를 계획대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 같은 대(對)팔레스타인 정책을 차질없이 마무리하기 위해서라도 강공책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압바스나 쿠라이 가운데 누가 후계자로 되더라도 이들이 입지를 강화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이스라엘 좌파 지도자인 요시 베일린은 “아라파트의 후계그룹이 내부적인 신뢰를 쌓아 안정적인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이스라엘 정부가 정치범 석방 등 보다 유화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 지도부 못지 않게 중요한 변수로 꼽히는 게 미국 정부의 자세다. 부시 1기 정부에서는 중동의 반미감정은 악화될 대로 악화됐다. 하지만 부시는 재선과 함께 이런 반미 분위기를 달래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그 시험대가 바로 팔레스타인 문제다. 일방적으로 이스라엘의 손을 들어줄 경우 팔레스타인, 나아가 중동의 반미정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부시정부는 가능하다면 팔레스타인을 자극하지 않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기도 한다. 새브 에레카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장관은 “미국이 보다 공정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팔레스타인에 평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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