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따뜻한 나눔경영] SK, 사회적 기업 육성… 취약계층 자립 지원

KAIST의 ''사회적 기업가 MBA 과정'' 수강생들이 지난 13일 서울 청량리동 KAIST 서울캠퍼스에서 조별 과제를 수행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SK

김창근(왼쪽 첫번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이 12일 서울 송파구 SK 올림픽핸드볼 경기장에서 열린 ''행복김치 담그기'' 행사에서 김치를 담그고 있다. /사진제공=SK

'물고기를 잡아주는 대신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자'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나 벤처 생태계를 육성하는 정부에게나 철칙 같은 말이지만 이는 사회공헌에서도 통하는 이야기다. '사람을 키워 국가와 사회에 보답한다'는 인재보국(人材報國)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는 SK의 사회공헌 역시 이 같은 인식에서 출발했다. 한 번 나눠주고 말 것이 아니라 나눔으로 사회·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SK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이 호흡이 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SK의 사회공헌 철학이 잘 보여주는 사례가 사회적기업 육성이다. SK는 지난해 2월 KAIST와 공동으로 국내 최초로 '사회적 기업가 MBA 과정'을 개설했다. 사회적 기업가 MBA 과정은 정규 MBA 경영과목을 포함, 사회적기업을 창업하려는 이들의 역량 계발과 배양을 위한 핵심 과목으로 구성돼 있다. 창업 멘토링, 인큐베이팅, 투자 유치 등 실질적인 지원 프로그램도 다수 포함됐다. KAIST의 우수한 교수진이 직접 강의하고, 철저히 현장 체험 위주의 교육을 실시해 졸업 직후 곧바로 사회적기업을 창업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인재를 키워낸다.

이 과정에서 SK 임직원들의 경험과 노하우도 십분 활용된다. 개인이 가진 재능을 공익을 위해 활용하는 프로보노(Pro Bono) 활동인 셈이다. 지난 2009년 9월부터 국내 대기업 중에선 처음으로 프로보노 활동을 시작한 SK는 지금까지 600명의 임직원을 '파견'해 사회적기업의 성장을 촉진해왔다. 이들은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사회적기업과 소셜 벤처, 비영리단체 등 공익단체에 힘을 보탰다. 도움이 필요한 기관이 SK그룹에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면 해당 분야에서 지식과 경력을 갖춘 임직원이 선정돼 중장기적으로 활동하며 지원해주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SK프로보노는 지난해까지 314개 기관에서 413건을 자문했다.

SK프로보노의 식견과 경험으로 어려움을 극복한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친환경세제와 기능성화장품 제조사인 '제너럴 바이오'는 제품과 '착한 소비'를 부각할 수 있는 광고 방안을 고민하다 SK의 문을 두드린 경우다. SK프로보노들은 착한 소비를 강조하는 마케팅 슬로건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구매자가 '개념소비'를 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시킬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제품 상자 뒷면에 "정말 필요한 물건만 구입하세요" "자연과 환경, 이웃을 생각하며 필요한 물건을 구매해 주세요" "배려와 나눔에 익숙한 기업의 상품을 선택해 주세요" 등 7가지 체크 리스트를 덧붙이는 방안이 나왔다. 소비자가 스스로의 소비 행태를 점검하면서 '착한 소비'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제너럴 바이오는 지난해 말부터 이 같은 체크 리스트가 표시된 제품 2만개를 제작했고, 소비자들보다 예전보다 더 높은 호응을 얻으며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박물관 체험사업을 하는 사회적기업 '놀이나무'는 2010년 설립 초기부터 SK프로보노의 지원을 받았고, 덕분에 지난해 전년 대비 170% 성장한 매출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취약계층을 후원하는 사회공헌 활동 역시 자립을 통한 구조적 문제 해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SK는 취약계층 청소년들이 직업교육을 통해 전문 직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1년간 무료로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는 'SK해피스쿨'을 운영해왔다. SK해피스쿨은 지난 2008년 전문 요리사·뮤지컬 배우·자동차 정비기능사·보수도장 기능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출발했다. 단순한 교육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SK해피스쿨은 각 분야의 인재를 양성한 뒤 산업·공연계와 연계해 취업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취업을 통해 자립기반을 잡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SK해피스쿨은 지난해 말까지 300여명의 예비 직업인을 배출했다.

관련기사



6년간 SK해피스쿨을 운영해 노하우를 쌓은 SK는 최근 이를 'SK 뉴스쿨'로 개편하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외식산업 분야에 특화된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춰 한층 업그레이드된 커리큘럼을 운영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현장 실습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과 최고 수준의 전문가 참여를 통해 청년들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효과적인 교육 인프라를 준비한 상태다.

유항제 SK행복나눔재단 총괄본부장은 "SK 뉴스쿨은 인재양성이라는 SK사회공헌 철학과 그동안 청년 자립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축적된 다양한 경험·노하우를 바탕으로 외식분야에 특화된 산업인재를 양성하는 전문교육 프로그램으로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장 담그기 등 '행복나눔캠페인' 매년 펼쳐

유주희 기자

지난 12일 위생모자를 쓰고 앞치마를 두른 SK그룹 임원들이 서울 송파구 SK올림픽핸드볼 경기장에 나타났다. '행복김치 담그기' 활동에 참가하기 위해 이같이 차려입은 임직원들은 어색함도 잠시, 곧 분주한 손놀림으로 절인 배추에 양념을 버무렸다.

SK그룹이 이날 실시한 행복김치 담그기 행사는 'SK 행복나눔계절'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SK는 최태원 회장의 '행복경영' 철학을 반영, 전국의 어려운 이웃들과 행복을 나누기 위해 매년 11~12월에 최고경영진과 임직원 자원봉사자, 사회단체, 협력업체 등이 모두 참여하는 대대적인 연말 행복나누기 캠페인을 펼친다. 벌써 올해로 10년째다.

이날 행복김치 담그기 행사에는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SK 경영진과 임직원, 강명순 먹거리나누기운동협의회 상임대표, 안충영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홍성민 필맥스 대표 등 SK 협력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김창근 의장은 "SK의 경영이념은 이해관계자들의 행복 극대화"라며 "차가운 겨울 날씨만큼이나 마음이 시린 이웃들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행복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이들과 함께 자원봉사자 1,000여명이 담근 행복김치 4만3,000포기를 포함, 총 8만3,000포기의 김장김치를 전국 800여 곳의 사회복지기관과 사회 취약계층에 전달했다. SK에너지·SKC·SK텔레시스 임직원들도 울산·수원 등지에서 각각 김장 담그기 행사를 진행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