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GA 투어에 매주 참가하는 백 수십 명 프로들의 드라이버에 대한 통계를 보면 평균 로프트는 약 8.7 ~ 8.9도다. 대략 9도 정도로 아마추어들이 사용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큰 차이가 있다.
모든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드라이버의 탄도는 골퍼의 헤드스피드에 의하여 좌우된다. 즉 헤드스피드가 높을수록 임팩트 시에 볼에 부과되는 백 스핀의 양이 많게 되고 백 스핀의 양이 많을수록 고 탄도의 구질을 낼 수 있게 된다.
미국 PGA 투어 프로들의 평균적인 드라이버 헤드스피드는 대략 120마일 정도로 아마추어의 그것이 대략 95 ~ 100마일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빠르다. 같은 10도 로프트의 드라이버를 120마일의 헤드스피드 골퍼와 95마일의 헤드스피드를 지닌 골퍼가 사용한다면 그 탄도의 차이는 실로 엄청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추어 골퍼들은 기량이나 헤드스피드에 비하여 매우 강한 로프트, 즉 로프트가 적은 채를 선호한다. 누구나 프로 골퍼들과 엇비슷한 사양의 클럽을 사용하고 싶어하는 욕심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헤드스피드가 떨어지는 골퍼가 상대적으로 강한 로프트의 드라이버를 사용한다면 볼에 적절한 백스핀을 줄 수가 없고 따라서 적절한 탄도를 만들 수가 없다. 적절한 탄도를 형성하지 못한다는 것은 드라이버의 방향성 문제와 직결된다. 적절한 백스핀의 양을 만들지 못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사이드 스핀이 많이 걸리게 되기 때문이다. 볼이 전방 100여 미터까지는 똑바로 가다가 좌우로 심하게 휘는 구질은 모두 사이드 스핀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들이다.
헤드스피드가 뒷받침이 되지 못하는 아마추어 골퍼들이 강한 로프트의 드라이버에 집착하려는 경향 때문에 드라이버 제조사들은 표기 로프트와 실측 로프트가 다른 드라이버를 생산하는 마케팅 전략을 종종 사용하게 된다. 즉 표기 로프트는 9도나 9.5도로 되어있다고 하더라도 실측 로프트는 10~12도가 되는 모델도 많다는 것이다. 이것이 드라이버 로프트의 비밀이다.
속임수라기 보다는 어쩌면 피치 못할 선택일지도 모른다. 강한 로프트의 드라이버를 선호하는 아마추어들을 위한 고육지책일지도 모르며 아마추어는 그러한 드라이버를 사용하며 골프를 더욱 즐기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