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수들이 한국사회를 풀이하는 사자성어로 ‘상화하택(上火下澤)’을 꼽았다. ‘위에는 불 아래는 못’이라는 뜻의 ‘상화하택’은 서로 갈등하고 분열했던 우리 사회를 단적으로 상징하고 있다.
그러면 노무현 대통령은 병술년 한해가 어떤 사자성어로 풀이되기를 바랄까. 노 대통령의 직접적인 언급은 아니지만 아마도 ‘천지교태(天地交泰)’인 듯하다.
이병완 대통령 비서실장은 1일 관저에서 가진 오찬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이 올해의 고사성어를 묻자 ‘천지교태’를 꼽았다. 주역에 나오는 이 사자성어는 역시 주역의 사자성어인 ‘상화하택’의 정반대 개념. 주역의 64괘 중 가장 이상적인 괘로 하늘과 땅의 마음이 서로 화합하여 서로 상통하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실장은 천지교태의 의미에 대해 “양극화를 해소하고 정치ㆍ사회적으로 큰 갈등이 없으면 천지교태”라며 “내년에는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에 국론이 갈라질 가능성은 없지 않지만 그것은 정치 이벤트로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완 실장이 천지교태를 꼽은 것은 지난해가 상극의 한 해 였다면 올해는 통합과 상생의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구랍 28일 출입기자와의 송년 만찬에서도 “대립의 구도가 아니라 창조적 대안을 통해 통합을 추구하자”며 “우리사회의 창조적 흐름과 의제, 통합적 흐름과 의제를 만들자는 게 저의 제안이며 내년부터 이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