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도 집에서 DVD를 굽는다.`
인터넷으로 영화를 다운받아 즐기는 회사원 최명한(32)씨.
매일 밤잠을 설쳐가며 자료를 다운받고 이를 또 CD에 저장하는 최씨는 얼마전까지 엄청나게 늘어난 CD 관리에 골머리를 앓았다. 고화질 영화의 경우 대부분 한 편이 700MB CD 2장을 차지한다. 결국 영화 CD만 500여장에 이른 최씨는 최근 가격이 많이 떨어진 DVD-RW를 구입, 이런 고민을 해결했다.
DVD의 경우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량이 4.7GB로 일반 CD 7장에 달한다. 웬만한 영화 3~4편을 한 장에 담을 수 있다. 2년 전만 해도 150만원에 달했던 DVD-RW 1대당 가격은 올 들어 30만원대까지 떨어져 제법 컴퓨터를 사용한다는 이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용산, 테크노마트 등에서 DVD-RW는 2배속 제품이 30만원대, 4배속 제품은 40만~5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4배속 제품의 경우 4.7GB DVD 1장을 기록하는데 15분 정도가 걸린다. 48배속 CD-RW로 700MB CD 1장을 굽는데 3분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용량 대비 저장속도는 DVD- RW 4배속이 CD-RW 48배속보다 더 빠르다. DVD-RW는 또 CD를 기록할 수 있어 한 대로 현존하는 광저장매체 대부분을 읽고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DVD-RW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파이오니어 제품을 수입, 판매하고 있는 ㈜MIS상사의 경우 현재 월평균 400~500대 가량을 판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PC나 태블릿 PC에 DVD-RW를 장착, 판매하는 업체가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이 너무 비싸 DVD-RW 확산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공 DVD도 최근 일반인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값이 떨어지고 있다. 안정성이 높은 일본 파이오니아, 미쓰비시, TDK 등에서 생산한 4배속 공 DVD의 경우 장당 가격이 6,000원선이다. 대만산 저가 2배속 제품은 2,000원까지 떨어졌다.
여러 번 썼다 지울 수 있는 공 DVD-RW도 2배속 제품이 1만1,000원선으로, 저장용량을 감안하면 400~500원 선인 공CD와 2배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제품 출시사도 크게 늘고 있다. 파이오니어의 경우 지난 2001년 6월 2배속 제품을 국내에 선보였으며 지난해 10월에는 4배속 제품을 내놓았다. 한국HP도 2배속 제품에 이어 이 달 안에 4배속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국내 업체로는 지난해 12월 LG전자가 2배속 제품을 내놓았으며 삼성전자?조만간 이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AOPEN, 리코, 소니 등의 제품도 수입돼 판매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CD롬에서 CD-RW로 다시 DVD롬으로 이어져온 광저장매체(ODD)의 주류를 2~3년 안에 DVD-RW가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주력 DVD-RW의 가격은 오는 연말쯤 20만원정도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컴퓨터 이용자들은 `당장 살 것인가, 아니면 좀 더 기다렸다 살 것인가`를 두고 한동안 꽤나 고민을 해야 할 듯 싶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