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국의 디즈니를 키워라] 2부. 세계와 경쟁하는 강소 문화기업 <9> 원트리즈뮤직

"매장서 음악 맘껏 트세요"… 음원 틈새시장 새바람

저작권 걱정없는 CCL 음악 백화점 등에 저렴하게 공급

일반인 상대 서비스도 고려

본지·IBK기업은행 공동기획

노종찬(왼쪽)ㆍ도희성 공동대표의 원트리즈뮤직은 무료음악을 매장에 공급하는 아이템으로 음악유통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제공=원트리즈뮤직


커피전문점에나 백화점ㆍ마트에서는 하루종일 음악이 흐른다. 음악에도 저작권료가 있기 때문에 당연히 매장으로서는 비용이 된다. 모백화점은 매장에서 스트리밍 음악을 틀다가 마찬가지로 '음반을 이용한 공연'이라는 이유로 피소됐다. 지난해말 결국 앞서 2년간의 음원 가격 2억3,5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선곡도 어렵지만 저작권법의 강화에 따라 매장들의 부담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원트리즈뮤직은 이런 틈새시장을 파고들었다. 매장에 아주 싼 가격으로 음악을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2011년 노종찬(30)ㆍ도희성(29) 공동대표는 이를 위한 회사를 세웠다. 해법은 개방형저작물(CCL) 음악이다. CCL은 모든 사람에게 자유롭게 사용토록 허락되며 다만 저작권표시ㆍ변경금지 등 몇 가지 이용방법 및 조건을 부가하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라이선스(Creative Commons LicenseㆍCCL)'가 부여된 저작물이다. 음악에서는 작곡가나 가수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한 경우다. CCL은 2001년 저작권의 지나친 남용에 반대하며 미국에서 관련 운동이 시작됐고 이후 전세계에 퍼졌다.


노종찬 대표는 "해외 작곡가의 경우 저작권 공유에 대한 신념이나 또는 자신의 음악을 널리 알리기 위한 방편으로 음원을 공개하는 경우가 많은 데 CCL가 여기에 속하는 것"이라며 "다만 국내에서는 이런 사례를 찾기가 어려운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원트리즈뮤직은 이런 CCL를 다루는 해외업체와의 독점계약을 통해 아주 싼 가격으로 음악을 국내 매장에 공급하는 것이다. 기존 음악가격의 10분의 1의 정도로 낮은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커피전문점, 대형마트, 병원, 음식점 등 8,000개 매장을 확보했으며 올해 매출로 15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문제가 없지 않다. 원트리즈뮤직이 제공하는 음악은 대부분 우리가 익숙하지 않고 잘 알지 못하는 음악이다. CCL에 공개하는 가수들의 인디적인 성향때문이다. 국내 곡은 거의 없고 대부분 외국곡이다. 때문에 외국 음악을 국내에 유통시키는 수입업체 같은 분위기를 풍기기도 한다. 노 대표는 "국내 음악가도 CCL 음악을 많이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원트리즈뮤직이 물론 CCL 곡만 단순히 수입하는 데 그치는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음악가들을 고용해 직접 곡을 만들기도 한다. 지난해말 가수 손진영과 배우 노수람이 함께 부른 크리스마스 캐럴 '설레는 노래'가 직접 제작한 곡이다. 한때 온라인음악차트 30위권에 들었을 만큼 반응도 좋았다.

음악방송 사이에 '중간광고'를 넣어 추가 수입을 올리는 사업도 시도중이다. 장기적으로는 일반인 상대로 음원 유통도 고려중이라는 설명이다. 노 대표는 "저작권이 강화되고 개념이 점차 복잡해지면서 CCL의 효과가 반사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수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