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유례없는 ‘축구 더블헤더’가 열린다.
이날 오후 5시30분 ‘아우’인 올림픽 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을 치르고 오후 8시부터는 ‘형’인 A대표팀이 폴란드와 평가전을 갖는다. 대표팀이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홈 경기를 치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입장권 한 장으로 두 경기를 모두 관전할 수 있게 해 축구팬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이동국ㆍ지동원의 묘한 만남=폴란드전의 ‘핫 이슈’는 이동국(전북)이다. 이동국은 K리그에서 한 시즌 최다 도움(15개ㆍ16골)을 올리면서 물오른 감각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이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으로 보였던 이동국은 국내 무대에서의 맹활약으로 조광래호에 전격 합류했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출전 의지도 감추지 않고 있다.
이동국의 대표팀 내 공격 파트너이자 경쟁자는 지동원(선덜랜드)과 박주영(아스널)이다. 특히 지동원과는 묘한 비교 대상이다. 이동국은 지동원에 앞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미들즈브러를 경험했다. 당시의 미들즈브러나 현재의 선덜랜드는 중위권으로 꼽히는 팀이었다. 지동원이 데뷔 시즌인 올 시즌 짧은 출전 시간에도 불구하고 1골 1도움으로 연착륙한 반면 이동국은 2008년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데뷔전에서 헤딩슛이 골대를 맞지 않고 그대로 들어갔더라면 탄탄대로를 걸을 수도 있었다. 이동국은 “나는 실패하고 돌아왔지만 지동원과 박주영은 잘 이겨낼 것이다. 조언을 많이 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평가전을 마치면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차전을 치른다. 2차전까지는 1승1무를 기록했다.
◇최악의 상황 가정한 모의고사=미드필더 윤빛가람(경남)ㆍ김민우(사간 도스)도, 수비수 홍정호(제주)도 없다.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평가전은 다음 경기를 준비하기 위함인데 그럴 여건이 되지 못한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는 좋은 무대”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A대표팀을 겸하는 선수들의 이탈과 소속팀에 묶인 해외파들, 쓸만한 자원들의 줄부상 탓에 대표팀은 우즈벡전에 정상 전력을 가동할 수 없다. 하지만 ‘지옥의 스케줄’을 앞둔 상황이라 오히려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1승을 기록 중인 대표팀은 다음달 23일 카타르 원정 뒤 27일 사우디아라비아와 홈 경기를 치러야 한다. 우즈벡전은 혹시 모를 돌발 상황을 대비해 ‘예비 전력’들을 충분히 테스트해볼 수 있는 모의고사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