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최악의 한해… 내년전망도 불투명”(폐장스케치)

◎동서증권 “폐장일에 법정관리” 푸념○…증권감독원은 폐장일에도 감독기구 통합문제로 직원 비상총회가 열리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정말 최악의 해였다』며 『상장사들의 연쇄부도에 이어 증권, 투신사마저 부도내고 마침내 감독기구마저 흡수합병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며 자조. 이날 비상총회에서 증감원 직원들은 26일 국회 재경위를 통과한 금융감독위원회 신설안에 대해 『재경원이 구시대적인 관치금융 관행을 지속하려는 음모』라며 일제히 성토. 증감원의 한 관계자는 『외환위기와 IMF 협상안에 따라 외국인 주식투자한도를 50%까지 개방했지만 내년부터는 걱정이 태산』이라며 『국내 작선세력들을 잡는 것도 힘겨운 판에 이제는 국제적인 투기꾼들마저 한국증시로 대거 상륙, 시장을 교란시킬 것이 아니냐』며 우려. ○…증권업협회는 암울했던 97년증시가 막을 내리자 시원해 하면서도 내년 전망에 대해 불안한 표정. 협회 관계자는 『국가부도(모라토리엄)는 모면해 증시에도 불행중 다행』이라며 『내년에는 그동안 우리가 겪어보지 못했던 각종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 다른 관계자는 『IMF체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상반기까지는 증시가 크게 호전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경제의 모든 패러다임이 뒤바뀌는 상황에서 증시 역시 그동안의 고정관념이 많이 흔들릴 것』이라고 예상. 또 『금리 30%대에 견딜 수 있는 기업이 있겠느냐』며 『차입경영을 위주로 했던 한국기업들의 경영풍토상 많은 기업들이 쓰러질 것』이라고 관측. ○…각 증권사들도 매년 폐장일에는 영업점 객장에서 직원들과 투자자들이 다과회를 갖는 등 폐장기념행사를 가져왔으나 올해는 이같은 행사를 모두 취소. 또 증권사중에는 올해 종무식도 갖지 않기로 한 회사가 상당수에 달하는 데다 주식시장이 폐장하고 나면 연말까지 입출금업무를 위한 소수직원들만 남긴채 대부분의 영업직원들이 휴가를 갈 예정이어서 연말까지 증권가는 이래저래 스산한 분위기가 감돌 전망. 한 증권사 영업직원은 『올해 폐장일은 입사이래 어느해보다도 침울한 분위기』라며 『내년 주가상승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고사라도 지내고 싶은 심정』이라고 전언. 특히 부도가 난 고려증권과 동서증권은 법정관리신청이 기각됐다는 소식으로 더욱 침통한 분위기. 동서증권의 한 직원은 『당초 법정관리에 대해서는 별로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폐장일에 이런 소식을 듣고보니 더욱 마음이 아픈 것이 사실』이라고 탄식. 한 투자자는 『올해는 주가폭락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해였다』면서 『내년에는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해 시세전광판이 온통 붉은 색으로 물들기를 기원한다』고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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