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최근 각종 악재로 서울과 수도권에서 흔들리고있다.민주당은 박상희(朴相熙) 중소기협중앙회장의 입당과 국가부채 공방에서 한나라당에게 기선을 빼앗겨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상승하자 대응책 마련에 열을 올리고있다.
민주당은 20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김영삼(金泳三) 전대통령을 싸잡아 비판하면서 국가부채 부풀리기와 병역공방, 대우자동차 노조원 선동 등을 대표적인 「반국익적」선거공세로 지적, 『IMF(국제통화기금) 위기를 불러온 당이 이제는 나라를 망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을 거세게 비난했다.
또 지난 주말 김근태(金槿泰) 노무현(盧武鉉) 의원 등이 「총선후 최고위원 도전」을 선언하고 나선 것 역시 서울·수도권의 기세를 잡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주 각 여론조사기관에서 최근 서울·수도권의 판세를 분석한 결과 현재 민주당 지지율이 한나라당을 10%정도 앞서고 있으나 지난주 14%에 불과했던 한나라당 지지율이 10%정도 상승한 나타났다.
이같은 원인은 각종 공약경쟁에서 한나라당의 공세가 이 지역 유권자들로부터 공감을 얻어가고 있으며 특히 박상희 중기회장의 입당과 병역조사 문제가 「신관권선거」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의 400조원 국가부채 주장(45%)을 사실이 아니다(25%)라는 주장보다 설득력을 얻고 있다.
朴회장 거취문제와 관련, 뒤늦게 회장직 사퇴를 표명했으나 이미 중립적 이익단체를 끌어들여 결과적으로 정경유착을 초래했다는 비난거리를 제공한 이후다. 또 민주당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100대 공약이 상당한 구체성과 현실성을 담보하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중장기적 정책인데다 정부정책을 포장한 것이라는 지적과 감각적인 선전효과를 노려야 하는 선거공약으로는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이 확실한 상승세를 굳혀줄 기대했던 병역비리조사에 대해서도 『원칙은 공감하지만 시기와 배경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이 더 많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따라 민주당은 유권자들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생활공약」을 개발, 발표하는 한편 정동영(鄭東泳) 대변인을 서울·수도권 유세에 전격 투입하고 차기 대권경쟁을 선거이슈화해 서울·수도권 분위기 잡기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여당의 선거전은 종반에 다가올수록 야당을 공격하기 보다는 야당의 공격을 얼마나 잘 막아내느냐에 달렸다는 점을 상기할 때 야당측의 특별한 악재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남은 20여일동안 야당 3당의 공세에 얼마나 잘 견디냐가 서울·수도권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장덕수기자DSJANG@SED.CO.KR
입력시간 2000/03/20 1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