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LG그룹:14/하노이 VKX(한국기업의 21세기 비전)

◎베트남 현대화 3년 투자 전략/전화교환기 35%장악 “열매”/“품질신뢰가 성공열쇠”… 기술자 양성·지원 아낌없이/독·불사와 시장 3파전속 「인도지나 공략」 새 도전장『베트남을 공략하라.』 LG그룹이 베트남을 전략적 투자지역으로 선정, 과감한 진출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LG그룹은 현재 5개 합작회사에 투자규모 약 5억달러를 기록하고 있으나 오는 2천년까지 합작기업 25개에 30억달러로 투자규모를 늘릴 예정이다. 이어 2005년까지는 또 다시 3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중이다. 특히 구본무회장취임후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대폭적으로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의 최대현안인 정유공장 건설에 지분율 30%, 투자금액 3억6천만달러의 최대주주중 하나로 참여하기로 확정됐다. LG정보통신의 현지 합작법인인 VKX(Vietnam Korea Exchange)는 이같은 LG그룹 대베트남 투자의 선봉격인 기업. 자본금 4백만달러로 베트남 우전공사(VNPT)와 50대50 합작법인인 VKX는 93년5월 합작계약을 맺고 94년10월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주요 생산품목은 전자교환기(STAREX-TD, STAREX-VK)와 관련제품. 특히 93년5월이라는 시기가 중요한 이유는 당시가 베트남에 대한 미국의 금수(Embargo)조치가 풀리기 이전이라는 점. 미국의 대 베트남 금수는 94년9월 해제됐다. 전화교환기는 바로 Embargo품목이었기 때문에 통신기술지원협정이나 합작계약을 맺는데 말못할 고민이 많았고 이를 우리 정부와 LG그룹이 슬기롭게 극복, 마침내 열매를 맺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LG정보통신은 합작계약 훨씬 이전부터 베트남과 접촉해 오고 있었다. 지난 89년부터 LG정보통신은 베트남 통신망 현대화사업에 참여, 국산 전전자교환기(전화교환기)를 베트남에 공급했다. 이 결과 현재 베트남 53개성 전체에 국산 전전자교환기 STAREX(LG의 고유모델명)가 설치돼 있고 베트남 인구의 절반이상이 이 교환기를 사용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이같은 LG정보통신의 성공적인 대베트남 진출사례를 높게 평가, 동탑산업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LG정보통신이 이처럼 성공적인 진출전략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상호신뢰에 기반한 점진적인 수출전략 ▲우리정부와의 원만한 협조관계 ▲성실한 기술이전 노력등이 인정받았기 때문. LG정보통신은 작은 시스템에서 신뢰를 쌓아 대형시스템으로 확대해 나가는 전략을 활용했다. 즉 처음에는 경제적이며 유지보수가 쉽고 기술이전도 용이한 6천회선급 농어촌용 디지털교환기(STAREX-IMS)를 공급, 좋은 평가를 받자 점차 2만3천회선급의 STAREX-TD와 10만회선급 STAREX-TX으로 공급대상을 확대했다. 통신망 현대화 사업은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와의 원만한 협조관계 구축도 중요했다. 현 정보통신부 전신인 체신부는 베트남 통신정책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초청, 국가차원의 통신협력관계를 구축했고 한국통신도 ▲베트남 기술자 초청 및 교육 실시▲훈련용 교환기 베트남 기증(91년7월)등 최선을 다했다. 상호신뢰, 공동이익의 협력정신에 기반한 기술이전 노력 또한 베트남 사람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LG정보통신은 ▲기술지원센터 운영및 기술자 파견지원 ▲70명의 베트남 기술자를 한국으로 초청, 총3백40주의 교육 실시 ▲PC및 부대장비 40세트 기증 ▲베트남의 디지털 통신 기초기술배양을 위해 총 40여권의 통신기술교재를 베트남어로 번역하는등 기술이전에 최선을 다했다. 노사장은 『베트남 기술자들이 매우 현명하고 기술습득속도가 빠르다』며 『VKX에 입사한 사람들은 베트남에서도 일류대 출신』이라고 자랑했다. LG정보통신은 향후에도 5년간 1백여명의 기술자를 우리나라에 초청, 고급기술자로 양성하고 베트남과 공동으로 인도차이나의 다른 국가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LG정보통신이나 VKX 제품의 베트남 전화교환기시장 점유율은 약 35% 수준. 국가안보와 관련된 통신제품을 외국의 한 업체에서 이토록 많이 공급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노사장은 설명한다. 『총직원수가 1백명도 안되지만 이같은 국가적인 사업이라는 점을 고려해 도 무오이 공산당서기장이 우리공장을 방문하기도 했다』고 노사장은 밝혔다. 그밖의 교환기 시장은 프랑스 알카텔과의 합작법인이 20%, 독일 지멘스와의 합작법인이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VKX는 오는 2천년까지 최고 1백50만회선분의 교환기 시장을 자사제품으로 충당, 현재 35%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같은 목표가 달성되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노사장은 지적한다. 노사장은 『프랑스나 독일의 경우 각료는 물론 범정부차원의 지원이 있다』며 『이제는 해외사업에 있어 단위 기업의 힘만으로는 경쟁하기 어렵고 국가차원의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하노이=안의식> ◎현지진출 국내통신업체 대표자/매달 정보교환·친목모임 “눈길” 『합작파트너로 상대하는 곳이 하나(베트남 우전공사,VNPT) 인 만큼 우리도 흩어져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한달에 한번씩 모입니다.』 베트남 진출 국내 통신업체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한국통신 하노이사무소의 박균철 소장, 대성전선 현지합작법인인 VINA대성의 김채환 사장, VINA-GSC의 이영욱 사장, VKX의 노태익 사장등이 주인공. VINA대성은 동축케이블, VINA-GSC는 광케이블, VKX는 전화교환기를 각각 현지 생산하고 한국통신은 통신 운영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베트남 진출 통신업체들이 이처럼 한데 모이게 된 배경은 베트남의 상대파트너가 베트남 우전공사(VNPT)로 한 곳이기 때문. 『상대방 파트너는 한 곳이어서 우리에 대한 모든 정보를 알고 있는데 우리는 한국기업이면서도 흩어져 있어 서로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서로 모여 정보를 교환하자는 동기에서 이렇게 모이게 됐지요.』 모임을 처음 주선한 VKX 노태익사장의 설명이다. ◎인터뷰/노태익 VKX사장/“한국정부 해외 비즈니스 좀 더 적극화했으면” 『그룹차원은 물론 국내기업 차원에서도 베트남 진출의 선봉장이라는 면에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LG정보통신과 베트남 우전공사(VNPT)의 현지 합작법인 VKX의 노태익사장은 『어려움도 많지만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은 반드시 필요하고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화교환기 시장의 시장점유율(M/S)은. ▲금년 8월말 현재 실 전화가입자는 약 1백만명에 회선수는 1백25만회선입니다. 이중 LG정보통신과 VKX에서 공급한 교환기가 담당하는 회선수는 약40만회선으로 30%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 베트남내 교환기시장에서는 최대입니다. VKX에 이어 프랑스 알카텔과 베트남사이의 합작법인이 약 20%, 독일 지멘스와의 합작법인이 약 2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통신망사업이 국가 안보와 관련된 기간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제품이 30%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베트남의 우리에 대한 신뢰정도를 보여주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교환기시장에서 최대 공급자의 역할을 차지할 수 있게 된 비결은. ▲다른나라에 비해 일찍 베트남에 진출, 시장을 선점한 점과 성실한 협력자세를 견지한 점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LG그룹은 선진국들이 대공산권 수출통제(Embargo)에 묶여 있을 당시인 지난 89년부터 그룹 사절단이 베트남을 방문해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했습니다. LG정보통신은 91년 3월에 중용량 전화교환기(STAREX―TD)를 베트남 하이퐁시에 수출한 이래 대용량 교환기 수출, 합작계약, 합작공장 건설 ,제품 공동개발등으로 협력관계를 높여왔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합작법인 최초의 공동개발제품인 STAREX―VK를 하박주에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향후 프랑스, 독일등 다른 나라 합작법인과의 경쟁이 치열할텐데. ▲그렇습니다. 베트남 정부입장에서도 전화교환기 사업등 국가통신망사업은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안이기 때문에 어느 한 나라에 주도권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따라서 프랑스, 독일등 합작법인과의 경쟁이 앞으로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목표는 2천년대 예상 전화회선 수요인 총 4백만회선중 VKX에서 1백20만―1백50만 회선을 공급, 30∼40%의 현 M/S를 유지할 계획입니다.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은. ▲앞으로 해외시장에서의 경쟁은 일개 기업의 힘을 넘어선 경쟁입니다. 국가간 협력과 자금력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이 일체가 된 해외비지니스, 상호협력이 긴요합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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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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