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국채·스위스 프랑·금값 초강세… 안전자산 쏠림 빨라진다

[글로벌 증시 패닉] <br>10년만기 美국채 수익률 2.4%대로 1950년대 수준 <br>WTI 5.6% 하락… 금속·곡물 등 원자재 일제히 급락


미국 등 글로벌 경기둔화와 유럽 채무위기 악화에 대한 우려가 전세계 투자자를 공포로 몰아넣으면서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와 스위스 프랑화, 금 등에 투자 수요가 한꺼번에 몰렸다. 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강해짐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앞으로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ㆍ아시아 대표 증시가 동시다발 악재로 일제히 급락했지만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와 스위스 프랑 등은 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강세를 보였다. 일부 은행은 투자를 꺼리는 고객의 예금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별도의 수수료를 매기겠다고 선언할 정도다. 미국 국채시장의 경우 투자자금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10년물은 2.40%대, 30년물은 3.67%대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2.40%대로 지난 1950년대의 드와이트 데이비드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절 수준으로 돌아갔다. 국채 단기물의 수익률은 더욱 떨어졌다. 2년물 금리는 한때 0.2527%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1개월물ㆍ3개월물도 수요가 몰리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니마켓펀드 투자자들이 단기 국채에 현금을 쏟아붓고 있다"며 "게다가 미국 최대 수탁은행인 뉴욕멜런은행이 지난달 예금을 크게 늘린 고객을 대상으로 다음주부터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현금 보유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투자 대상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에단 해리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선진국 리서치부문 대표는 "안전자산 시장으로서 국채시장의 지위가 과거에 비해 약해지기는 했지만 현금을 투자하기에는 여전히 안전한 곳"이라고 말했다. 크리스 로 FTN파이낸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상황에서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이 50%라면 디플레이션 확률도 50%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국채 수익률은 지금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국채와 더불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스위스 프랑화, 금에도 투자자들이 몰렸다. 유로화 대비 스위스 프랑화 가치는 전일 대비 2.44% 상승한 1.07635를 기록했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금값은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금 12월 인도분은 4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장중 한때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1,684.90달러까지 상승한 후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전일 대비 0.4% 하락한 1,65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하지만 장외 거래에서는 매입 수요가 다시 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양 샨단 신다선물 트레이더는 "여러가지 요인이 금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며 "금값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 전망에 민감한 원자재 시장에서도 원유ㆍ금속ㆍ곡물 등의 가격 추락이 이어졌다. 4일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9월물은 5.6% 하락한 배럴당 86.78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며 올해 상승분을 거의 반납했다. WTI는 정규 장 마감 후 전자거래에서도 하락세를 지속하며 배럴당 86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9월물 역시 배럴당 6.25달러(5.5%) 빠진 107.25달러를 기록했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원유뿐만 아니라 금속ㆍ곡물 등의 가격도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에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옥수수 9월물은 부셸당 12.25센트(1.7%) 하락한 6.9375달러, 콩 9월물은 부셸당 2% 떨어진 13.3625에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도 구리 3개월물이 1.9% 하락한 것을 비롯해 알루미늄ㆍ니켈ㆍ아연ㆍ주석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조나선 배럿 호주 코모디티브로킹서비스 원자재 담당 전문가는 "시장은 신경질적이고 사람들은 공포에 빠져 있다"며 "모두 선물 거래를 청산하고 현금을 쥐려고 하는데 충분히 이해할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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