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원칙강조.대쪽이미지등 부각" 반겨정치권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8강신화'를 창조한 거스 히딩크 감독 리더십을 당운영과 민심 끌어안기에 접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도부는 19일 한국축구의 선전과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을 각 당의 이해와 연결시켜 해석하고 정국운영에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히딩크의 리더십이 정치권의 화두가 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축구처럼 낙후된 정치도 국민들에게 청량감과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는 여론 때문이다.
▶ 한나라당
히딩크 감독의 '원칙을 강조하는 리더십'이 부각되자 이회창 대통령 후보에 대한 국민들의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상당히 반기는 분위기다. 꿋꿋함과 소신, 기본을 강조했던 '히딩크 리더십'이 '대쪽'이 후보의 이미지와 맞아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여의도연구소 한 관계자는 19일 "이번 월드컵 대회를 통해 국민들은 냉소와 패배주의, 증오와 미움을 털어내는 계기가 됐다"며 "올 대선에서 정치지도자를 뽑는데도 인식의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인위적인 '노풍'이나 모함과 패륜에 가까운 네가티브 공세는 더이상(대선전략으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히딩크 감독의 원칙과 소신이 고나심을 모으면서 이 후보에 대한 평가도 새롭게 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박희태 최고위원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의 히딩크는 12월에 뜬다. 바로 '이(李)딩크'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자신감이 배경이 된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 민주당
한국축구의 8강 신화를 보는 당내 표정에는 단순한 기쁨보다는 히딩크식 전략과 용병술을 배우지 않으면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어렵다는 비장함이 서려있다.
쇄신파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한국축구가 준 교훈은 치밀한 전략을 세워 개혁의 방향으로 일관되게 가야 한다는 점"이라고 입을 모았고 중진 의원들은 "'이제 정치만 잘하면 된다'는 비판에 정치권이 깊이 반성해야 한다"며 '자성론'을 폈다.
노무현 후보 정무특보인 천정배 의원은 "유능하고 냉철한 전략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면서 "상황파악이 한발짝씩 늦는 바람에 노풍으로 얻은 국민의 지지를 너무 쉽게 날려버렸다"고 말했다.
천의원은 "개혁과 국민통합이라는 '노무현 정신'을 국민에게 전파하고 대선에서 승리함으로써 정치를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히딩크처럼 강점인 개혁의 방향으로 가야한다"면서 "실력위주의 선수기용과 과학적인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히딩크의 비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동본기자
김홍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