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4·29 재보선] 접전 예상 빗나가… '야권 분열 - 보수층 결집'이 당락 갈랐다

■ 선거 결과 분석 해보니

'호남 정치 부활' 외친 무소속 천정배 광주 서을서 압승

서울 관악을 정동영 출마에 與 오신환 어부지리격 당선

4·29 재보선에서 당선된 광주 서을의 무소속 천정배(왼쪽부터) 후보와 새누리당 경기 성남 중원 신상진, 서울 관악을 오신환, 인천 서·강화을 안상수 후보.
/권욱기자·연합뉴스

이번 재보궐선거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완벽한 패배로 끝났다. 치열한 접전 양상을 보일 것이라던 투표 전 전망은 완전히 빗나갔다. 이번 선거는 '야권의 분열'과 '보수층의 결집'으로 요약됐다. 이것이 승부를 갈랐다. 새누리당은 '지역일꾼론'이 먹혀들면서 정국 주도권을 다시 쥐게 됐지만 새정치연합은 호남 유권자들마저 외면하면서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게 됐다.

◇광주 서을=이곳 선거는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천정배 당선자와 새정치연합 간 대결 양상을 보였다. 전국 최고 투표율(41.1%)을 기록하는 등 뜨거운 선거 열기를 보였던 광주 서을은 결국 '호남 정치 부활'을 외친 천 당선자를 선택했다. 야권의 심장'이면서도 친노 집권 이후 소외감을 토로하던 호남은 무소속 천 당선자에 대한 압도적 지지로 민심을 표출했다. 개표 초반 천 당선자 측의 당선소감이 비공식적으로 공개됐을 만큼 투표 전 긴장감에 비해 손쉬운 천 당선자의 승리였다. 천 당선자는 당선소감에서 "호남 정치를 살려내겠다"며 "어느 지역도 소외되거나 낙후되는 일 없는 지역평등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호응했다. 새정치연합은 '그래도 결국 당을 보고 선택할 것'이라며 막판까지 기대를 놓지 않았지만 성난 호남의 민심을 돌리는 데 실패했다.


◇서울 관악을=새정치연합이 야권 후보 분열로 서울의 확실한 텃밭을 잃었다. 확실한 야당 점령지여서 새누리당도 애초 승리 가능성을 낮게 봤지만 정동영 후보가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뛰어들면서 오신환 당선자가 어부지리격으로 승리를 거뒀다. 재선 구청장과 이곳 국회의원을 지낸 김희철 전 의원의 공천 탈락 반발, 정 후보의 출마 등 새정치연합의 악재가 거듭됐다. 반면 새누리당은 '야당 집권으로 좋아진 게 뭐가 있느냐'며 지역일꾼론으로 지역 유권자 공략에 집중한 끝에 신승을 거뒀다. 정 후보 역시 야권 분열의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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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강화을=북한과 가까운데다 고령층 인구 비율이 높은 인천 서·강화을 지역은 전통적인 새누리당 텃밭으로 분류됐던 지역이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접전 양상이 전개됐다. 안상수 새누리당 당선자의 인천시장 시절 실정 논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있었던데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안덕수 전 의원마저 적극 돕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텃밭을 뺏길 수 없다는 당 차원의 강력한 유세 지원 속에 보수층 유권자들을 결집해내면서 '텃밭 지키기'에 성공했다. 보수 성향이 강한 강화을 지역 유권자들은 50.4%로 절반 넘게 투표장에 나온 반면 야권 지지 성향이 강한 인천 서구 유권자들은 29.3%의 투표율에 그쳤다.

◇경기 성남 중원=성남 중원은 옛 통합진보당 세력의 주축이었던 경기동부연합의 본거지로 야 성향이 강한 지역이었지만 이번에 새누리당이 탈환에 성공했다.

대부분 지역이 초박빙 구도인 가운데 유일하게 판세를 예측할 수 있는 곳이라는 예상이 나왔을 정도로 상대적으로 긴장감이 덜한 선거가 치러졌다. 이를 반영한 듯 투표 열기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신상진 당선자는 지난 총선에서 패배한 후 치밀한 지역구 관리로 이번 승리의 초석을 닦아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진보진영의 분열로 야권의 힘이 분산된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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