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해운불황따른 발주급감에 엔低 겹쳐국내 조선업계가 해운시황 침체에 따른 조선경기 부진으로 연초부터 선박 수주에 비상이 걸렸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ㆍ대우조선ㆍ삼성중공업ㆍ한진중공업ㆍ현대미포조선 등 국내 5대 조선업체가 올들어 2월초까지 수주한 선박은 2척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우조선이 최근 인도에서 15만톤급 중형 유조선 2척을 수주한 게 전부로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나머지 조선소는 아직 1척도 수주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조선업계 월평균 수주실적(15척)에 비해 크게 저조한 것이다.
이 같은 수주부진은 해운선사들이 세계경기 침체에 따라 선박 발주물량을 크게 줄였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보다 큰 문제는 수주상담 조차 얼어붙고 있다는데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 감산으로 물동량이 줄어 유조선 발주가 줄어들었으며, 컨테이너선도 해운시장 불황으로 발주가 아예 안나오고 있는 실정"이라며 "가격을 낮추려는 선사들과 가격폭락을 막으려는 조선사들간의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일본과의 경쟁에서도 지난해까지의 압도적인 우위를 상실하고 있어 수주전망도 그리 밝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일본 조선업체들은 엔화약세를 앞세워 같은기간동안 10여척의 배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국 선사들이 중소형 벌크선과 유조선을 꾸준히 발주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체들은 올해 수주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선박 56척(31억달러)을 수주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연초부터 큰 벽에 부딪히자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대우조선도 올해 수주목표를 지난해(37억달러)보다 줄어든 30억달러로 낮춰 잡았음에도 불구 연초부터 얼어붙은 시장분위기를 크게 우려하고 있으며, 삼성중공업은 선박 대신 해양플랜트의 수주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최근 조직을 개편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선박발주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세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이 수주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다면 덤핑경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영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