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관광개발은 용산개발 시행사인 드림허브PFV의 지분 15.1%를 보유하고 있다. 25%를 보유한 코레일에 이은 2대주주다. 금액으로는 1,200억원으로 회사 전체 자산 1,823억원의 70%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여기에 자산관리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의 지분도 70.1%를 보유하고 있는 등 용산 개발에 쏟아부은 자금이 1,700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용산 개발사업이 좌초되면 롯데관광개발도 당연히 경영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용산 개발의 디폴트로 사업 정상화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상장사이기 때문에 의견거절의 감사보고서가 나오게 된 것"이라며 "법정관리 역시 그런 맥락에서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드림허브 2대주주인 롯데관광개발의 법정관리 신청은 가뜩이나 디폴트로 불투명해진 용산 개발사업의 정상화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코레일이 경영 정상화 방안으로 민간 출자사에 제시한 4조원 규모의 수권자본 증액은 실현이 어려워졌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코레일이 제시한 안에 따르면 수권자본 증액을 결정한 4조원 중 민간 출자사의 몫은 1조6,000억원으로 현실적으로 여기에 참여할 수 있는 민간 출자사는 삼성물산과 롯데관광개발뿐이다. 문제는 롯데관광개발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자산이 동결되면서 수권자본 증액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삼성물산만이 유일하게 참여할 수 있지만 삼성 측은 '지분만큼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레일이 사업 정상화 방안으로 내놓은 외자유치 역시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롯데관강개발의 법정관리가 용산 사업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용산 개발의 핵심투자자 중 하나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사업 자체의 대외 신뢰도도 떨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롯데관광개발은 어떤 회사
2007년 롯데그룹이 일본 유수의 여행사인 JTB와 제휴, 롯데JTB를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롯데관광개발에 상호와 로고를 변경할 것을 요구하면서 양측이 미묘한 갈등을 빚기도 했다. 1971년 아진관광으로 출범한 롯데관광개발은 국내외 여행 알선업, 항공권 판매대행업, 운수업 등을 기반으로 성장해왔으며 2006년에는 증시에도 상장했다. 이 회사가 부동산 개발업체로 주목 받는 계기가 된 것은 광화문 동화면세점과 서울파이낸스센터(SFC)였다. 특히 1998년 준공된 SFC는 외환위기 상황에서도 서울 도심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초대형 빌딩 프로젝트로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롯데관광개발은 이 사업 이후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을 만큼 많은 관심을 보였고 총 사업비 31조원의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에 투자한 것 역시 이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회사의 모든 것을 걸다시피 한 용산 개발사업이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자금난으로 디폴트에 빠졌고 이는 결국 회사까지 법정관리의 운명을 맞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