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사장 이중재)은 ‘마른 수건도 다시 짠다’는 각오로 고(高)에너지 가격 시대를 맞고 있다. 설비운전을 최적화하고 조명설비를 합리적으로 운영하는 등 발전소 내 소비전력 절감을 최대화하는 동시에 고효율 에너지 기자재 사용, 전력사용기기 및 냉ㆍ난방 설비의 합리적 이용을 통해 업무용 에너지의 절약 생활화를 추구하고 있다. 한수원은 이미 산업자원부와 에너지절약 및 온실가스배출 감소를 위한 자발적협약(VA)을 체결, 지난해 기준으로 향후 5년간 8%의 에너지 절감을 다짐했다. 냉ㆍ난방 온도관리와 설비운전 최적화는 이를 위한 주요 방안이다. 한수원의 중요성은 국내 원자력발전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배럴당 60달러대를 넘나드는 고유가 시대에도 불구하고 국내 전기요금이 20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은 원자력발전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에너지 순수입액은 393억달러(약 4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원자력발전의 원료인 우라늄의 수입액은 약 3억달러로 전체 에너지 수입액의 131분의 1이다. 이것이 국가 총소비 에너지의 6.6분의 1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고효율이 가능한 이유는 원자력발전의 기술적 특성에 있다. 원자력은 풍력ㆍ태양광 등과 함께 기술주도형 에너지다. 기술주도형 에너지는 기술만 있으면 적은 비용으로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원자력의 경우 연료에 해당하는 우라늄 구입이용은 전기 생산단가의 11%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자원주도형 에너지로 분류되는 화력발전의 경우 전기생산단가에서 차지하는 연료 구입 비용은 확 늘어난다.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은 연료비용이 생산단가의 42%를, 석유의 경우 78%를, LNG는 69%를 차지한다. 외환위기 당시 한국전력은 환율이 2~3배 뛰어도 소비자 전기료를 올리지 않았다. 환율이 오른 것에 비례해 에너지 수입비용을 그만큼 뛴다. 그런데 전기료를 올리지 않아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국내 전력생산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원자력발전에서 우라늄값이 전기생산 단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낮았기 때문이다. 원자력발전의 확대운용을 막는 것은 안전성에 국민의 심리적 저항감이다. 최근 원전수거물처리센터 부지 선정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도 원자력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의 원인이 크다. 한수원은 이에 대해 세계 최고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적극 대응하고 있다. 최근 국제적인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로부터 신용등급이 기존 ‘A-’ 보다 한단계 상승한 ‘A’를 받았다.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과 같은 수준이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는 다른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Moody's)로부터 외화표시채권 신용등급을 ‘A2,안정적’으로, 원화표시 신용등급을 ‘A1,안정적’으로 각각 한 등급씩 상향 조정 받았다. 한수원이 이렇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는 한수원이 가진 우수한 발전설비 및 운영능력, 성장가능성, 건전한 재무구조 등 때문이다. 즉 한수원의 에너지대책은 안전성을 강화, 누구나 믿을 수 있는 원자력발전을 만드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