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年 78억 셋방살이 복지부 쫓겨나나

현대차그룹 계동 본관에 건설 입주 위해 이전 통보<br>복지부 이사비 등 만만찮아 "세종시로 갈 때까지 양해를"


해마다 80억원에 가까운 임대료를 내는 보건복지부가 건물 주인으로부터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31일 복지부와 현대건설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현재 서울 계동 별관에 입주하고 있는 현대건설을 과거 사용하던 본관으로 복귀시켜 새로운 계동시대의 부활을 알리고 싶어하는 눈치다. 현대건설의 한 고위관계자도 최근 "원래 현대건설이 앞에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를 뒷받침했다. 이에 따라 본관 임차기관의 계약이 만료되면 순차적으로 본관 건물로 옮겨갈 예정이다. 계동 본관은 현대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며 지난 2001년 현대차그룹이 주인이 됐다. 현대중공업(11~12층)과 현대모비스(5~6층)가 일부를 소유하고 있고 복지부ㆍ행정안전부ㆍ2012여수엑스포조직위원회 등이 임대하고 있다. 최근 임차기관들이 하나둘 자리를 비우고 있고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한 뒤 15층에 현대건설 임원실과 인사ㆍ기획 등의 부서가 별관에서 옮겨와 있다. 문제는 세입자 중 덩치가 가장 큰 복지부가 오는 2013년 세종시로 이전할 때까지 본관을 계속 쓰고 싶어 한다는 것. 복지부는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고 있는데 올해 임대료와 관리비로 약 78억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본관으로 본격적으로 옮겨온다면 복지부의 계약 연장은 힘들어진다. 복지부에서는 "한두 달쯤 전에 다른 곳으로 가줄 것을 요청했는데 강하게 어필해 넘어갔다"며 이전 통보가 있었음을 밝혔다. 복지부는 이미 지난해 12월 대변인실 등이 12층에서 7층으로 쫓겨나기도 했다. 당시 12층 주인인 현대중공업의 대주주 정몽준 의원에게 같은 한나라당의 진수희 장관이 양해를 구했음에도 복지부는 어쩔 수 없이 이사를 가야 했다. 복지부는 최근 사옥 전체가 경찰에 봉쇄돼 차량출입이 통제되는 등 입주사 전직원의 불편이 가중돼 더욱 눈총을 받고 있다. 본관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복지부 때문에 시끄럽고 불편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번거롭겠지만 옮겨갈 공간도 여의치 않고 이사 비용도 만만치 않은 만큼 세종시로 갈 때까지 양해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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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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