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이세돌, 찬스를 놓치다 제6보(120~159) 송태곤이 패를 과감하게 해소한 것은 하변의 사활에 자신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일단 상대가 불확실한 팻감을 써주었기 때문이었고 이 바둑이 속기전이라는 점도 과감한 작전을 부추겼던 것이다. 그 기세에 이세돌이 잠깐 흔들렸던 것일까. 가장 강력한 응징의 수순이라고 믿고 둔 백20이 경솔한 착점이었다. 송태곤은 백이 보인 바늘끝만한 빈틈을 정확하게 찔러갔다. 흑20으로 뿌리를 끊은 수가 기사회생의 묘수가 되었으니…. 흑25에 백은 그 쪽을 응수할 수가 없다. 백이 27의 자리에 받으면 흑이 26의 자리에 막아 백돌 3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애초에 백20으로는 평범하게 참고도의 백1에 젖혔어야 했다. 흑은 2로 받을 수밖에 없는데 그때 3 이하 7로 공격했더라면 흑대마는 사는 수가 없었다. 실전은 27로 돌파 당해 백도 퍽 거북하게 되었다. 기분이 상한 이세돌은 다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흑35는 원래 성립되지 않는 수였는데 36으로 장단을 맞추는 바람에 끝낼 찬스를 다시 한번 놓치고 말았다. 36으로 38에 몰았더라면 흑은 여기서 돌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5-03-03 1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