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패스트 리테일링 어떤 회사인가

빠른시간내 싼값으로 제조 판매 연결패스트 리테일링의 야나이 타다시(柳井正) 사장은 "패스트 리테일링은 외자계 기업과 같다"는 말을 즐겨한다. 패스트 리테일링에 외국인 지분참여가 많다는 얘기가 아니다. 외자계 기업처럼 일본시장 전반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패스트 리테일링은 도쿄에서 한참 떨어진 혼슈(本州) 최남단, (山口?)에 본사를 두고 있다. 패스트 리테일링의 전신인 작은 신사복점 오고리(小郡)상사가 야마구치현에 설립된 것은 49년. 야나이 사장은 아버지가 설립한 이 회사에 입사, 입사 11년째인 84년에 사장으로 취임하고 회사 이름을 패스트 리테일링으로 개명하고 히로시마에 캐주얼 의류점인 '유니크로' 1호점을 발족시켰다. 야나이 사장은 회사가 일본의 경제활동의 주무대인 도쿄를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야마구치현에 거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외국계 기업들처럼 정확한 시장 공략에 나설 수 있다고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주류(主流)에서 벗어나 있는 것은 본사 위치뿐이 아니다. 야나이 사장은 스스로가 의류업계에 문외한인 상태에서 '제로'부터 혼자 힘으로 회사를 운영한 경험 덕분에 과거의 관습이나 상식의 틀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 의류업계는 백화점 등 유통업체의 반품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애당초 가격을 높게 잡거나 발주량을 임의로 조정하는 등 자연스레 고비용 구조가 정착됐었다. 생산ㆍ유통과정에서의 발생하는 이 같은 마진이 불필요하다는 발상의 전환은 '문외한'인 야나이 사장이기에 가능했다고도 볼 수 있다. 야나이 사장의 발상의 전환은 '가장 빠른 시간내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제조와 판매를 직접 연결, 고객의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한 상품을 시장최저가격으로 제공한다'는 패스트 리테일링의 비즈니스모델을 낳고, 일본의 유통구조 자체를 뒤흔드는 파장을 일으켰다. 그리고 시골의 자그마한 옷가게는 지금 세븐일레븐 재팬에 이은 일본 2위의 소매업체이자, 불황 일본경제에서 가장 잘나가는 기업, 세계 시장을 넘보는 야심가로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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