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불황에 강한 세계일류 기업] 르노 자동차

다국적·다중브랜드로 세계시장 공략 >>관련기사 프랑스를 축으로 한 서유럽 시장에만 안주해 오던 르노자동차가 다국적ㆍ다중 브랜드를 통해 세계를 석권하려는 야심에 차있다. 그 동안 몇 번의 파산 위기에 몰리는 등 르노의 경영은 장기간에 걸쳐 부진함을 면치 못했었다. 그러나 지난 96년 민영화를 계기로 이제는 세계 최고 자동차 회사로의 도약에 대한 의욕이 넘쳐 흐르고 있다. 일본 닛산과의 제휴 및 루마니아 다시아, 삼성 인수로 대표되는 공격적 경영과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은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간 수순으로 해석되고 있다. ◆ 르노의 역사 르노는 지난 1898년 파리 근교에서 루이 르노 형제가 설립, 지난 98년 으로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1905년 자동차 양산 체제 구축 후 1차 대전을 맞아 군용차량 등 군수품 생산에 참여함으로써 사업을 확대하게 됐고, 특히 풍부한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2차 대전후 프랑스 정부는 자동차 산업을 국가 경제의 기간산업으로 삼아 적극적인 육성책을 전개한다는 취지 아래 지난 45년 르노를 국유화했다. 이후 정부의 자금 지원에 힘입어 르노는 사업규모를 지속 확장시켜 나갔다. 국내에선 다수의 부품 콤비나트ㆍ기계ㆍ제조업체를 매수하고, 국외에서는 유럽 및 미국에 다수의 판매거점을 확보했다. 이렇듯 사업 범위를 계속 확장해 나가던 르노는 81년 이후 임금 상승, 불안정한 노사관계, 판매 부진, 불충분한 제품 차별화 등으로 파산위기에까지 직면했다. 이 같은 위기는 90년대 중반까지 이어지다가 96년 6월 경영난 타개를 위해 결국 민영화의 길을 택하게 됐다. 민영화 후 현재 회장인 루이 슈웨체르 회장 지휘 아래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 97년 벨기에와 국가간 분쟁까지 감수하며 벨기에 빌부르도 공장을 전면 폐쇄하는 등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물론 목표는 경영 정상화. ◆ 글로벌 체제 구축 르노는 99년 3월 일본의 닛산과 자본 참여를 포함한 포괄적인 제휴협력을 맺었다. 르노는 닛산에 50억 달러 이상의 거액을 투입키로 했는데, 단숨에 글로벌 사업체제의 구축이 가능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르노-닛산 제휴의 성공적인 제휴를 위해 시행되었던 '닛산 재건 계획'은 성공리에 마무리됐고, 양사는 공동 마켓팅 조직 구축을 통한 세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지난 98년 이후 르노는 혁신적인 디자인과 실용성이 있는 차종으로 아르헨티나와 터키 시장을 석권한 후 브라질에서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중국과 말레이시아에는 이미 부품 생산망을 갖췄고, 99년 9월 루마니아 자동차 업체인 다시아에 이어 2000년 9월 한국의 삼성자동차를 르노의 새 식구로 끌어들였다. 루마니아 자동차 업체 다시아의 지분 80.1%를 보유하고 있는 르노는 앞으로 생산설비 및 판매개선을 위해 2억2,000만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루마니아 시장은 물론 중유럽과 동유럽 시장을 모두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르노의 3번째 브랜드인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해 9월 삼성차를 인수(르노 지분 70.1%)해 출범시켰다. 이 계약을 통해 르노는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인 한국에 자동차 생산 시설을 갖추고 직접 판매하는 최초의 외국 자동차업체가 됐다. ◆ 도약하는 르노 이 같은 공격적 경영과 기술개발에 힘입어 르노는 지난해 승용차 197만대, 경상용차 33만대 등 총 230만대의 차량을 제조 및 판매, 시장 점유율을 4.1%로 끌어 올렸다. 특히 성장률은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27%에 달했다. 매출 역시 지난 99년 380억3,300만 유로에 비해 5.6% 늘어난 401억7,500만 유로를 기록했다. 르노의 야심찬 의욕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르노는 2010년 전세계적으로 400만대의 차량을 제조ㆍ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르노는 기술혁신과 비용절감, 세계화를 마켓팅 3대 전략으로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닛산과의 제휴는 르노의 마켓팅 전략중 백미(白眉)로 꼽힌다. 업계 전문가들도 르노- 닛산의 제휴는 북미ㆍ남미ㆍ유럽에서의 지역적인 보완은 물론 승용차ㆍ소형자동차 부문에서의 제품적 보완 등을 통해 기대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르노는 월드 브랜드로서의 이미지 제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르노는 지난해 초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 팀인 베네통팀을 인수하며 포뮬러 1 대회에 복귀했다. 전세계적으로 인기 높은 자동차 경기대회인 '포뮬러 1 대회' 를 통해 르노의 브랜드를 널리 알림으로써 마켓팅을 강화해 나간다는 것이다. 르노는 이밖에 벤츠ㆍBMW 등이 독점하고 있는 고급차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실제 르노는 올 초 제네바 모터쇼에서 '벨사티스'를 선보이며 고급차 시장 진출에 대한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한 마리 미운 오리 새끼였던 르노가 이제 프랑스의 자존심으로 거듭 태어나고 있는 셈이다. 파리=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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