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향후 1년 구조조정 마지막 기회"한국개발연구원(KDI)은 13일 발표한 경제전망을 통해 우리경제의 성장속도 둔화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이미 경기정점이 지났을 수도 있고, 혹은 늦어도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는 경기가 하강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았다.
이는 그만큼 과감한 금융·기업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KDI는 향후 6개월∼1년 정도가 과감한 금융·기업구조조정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라고 지적했다.
◇경기상승국면 단축 가능성= 각종 경기지표를 종합할 때 1·4분기 이후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상승 속도가 완만하게 둔화되는 추세다. 전분기대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99년 2분기의 4.1%에서 금년 1분기에는 1.8%로 하락한 가운데 경기선행지표가 금년들어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제조업 GDP의 경우 전분기대비 증가율이 작년 2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며 특히 99년 4분기 5.5%에서 올 1분기 2%로 둔화폭이 확대됐다.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나 98년 2분기와 금년 1분기가 각각 경기저점과 정점으로 판명될 경우 최근의 경기상승 국면은 지속기간이 1년6개월로 과거 평균 약 2년6개월에 비해 크게 단축되는 것이다.
◇구조조정 시간 많지 않다= KDI는 앞으로 경기국면 변화가 예상되는 동시에 이미 시장의 힘에 의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6개월∼1년정도가 과감한 금융·기업구조조정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또한 내년의 예금부분보장제와 채권시가평가제 실시로 발생할 수 있는 시장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금년중 최대한 가시적인 구조조정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반기 물가상승 우려= 신용경색이 어느 정도 해소될 때까지는 신축적인 통화정책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따라 단기정책금리도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상반기에 비해 크게 높아질 전망인 동시에 중심 통화지표들의 증가율이 이미 높게 유지되고 있으므로 추가적인 통화팽창은 특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구조조정= KDI는 최근의 워크아웃·화의 등의 미온적인 방법으로는 구조조정이 신속히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 「법정관리」를 통한 강력한 구조조정을 주장했다.
이를 통해 회생 가능성이 없는 기업은 빨리 퇴출시키고, 회생 가능 기업은 자산매각 대규모 인력감축 과감한 부채출자전환 등을 통해 수익성을 「구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것.
KDI는 『부채가 자산보다 클 경우 발행주식을 2분의 1이상 소각시키고, 경영상 중대한 책임을 진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에게는 소유주식의 3분의 2이상을 소각시키는 등의 법정관리 항목내용을 적극 이용할 것』을 주장했다.
◇금융구조조정= KDI는 외국인투자 유치가 가능한 대형부실은행 중 일부는 과감한 「해외매각」을 통해 조기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구조조정을 위한 재원조달은 추가적인 공적자금 조성과 함께 금융기관의 자산을 해외에 매각하는 방안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
KDI는 『공적자금은 국회동의 하에 국채발행 혹은 자산관리공사와 예금보험공사 채권에 대한 정부보증 등의 정공법을 통해 조성되어야 한다』며 『부실채권의 재매각, 부실책임자에 대한 구상권 행사 등을 통해 기존 공적자금을 적극적으로 재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KDI는 또 향후 부채출자전환을 포함한 과감한 기업구조조정 추진시 예상되는 금융기관의 추가부실과 이에 따른 금융불안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충분한 규모의 공적자금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용호기자CHAMGIL@SED.CO.KR
입력시간 2000/07/1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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