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환위기 벗어난 것 아니다"

강경식前부총리 서울포럼서… 내년 5%성장 쉽지 않아강경식 전 경제부총리는 19일 우리 경제가 아직 외환위기를 극복한 것이 아니며 기업의 부채가 정부로 넘어온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강 전 부총리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서울파이낸셜포럼 후 기자들과 만나 "기업이 갖고 있던 빚이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진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 정부로 넘어왔을 뿐"이라며 "외환위기를 지나며 우리 경제가 일본식 시스템에서 미국식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달라보이는 것일 뿐 아직 크게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우리 경제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망한 경제성장률 5%를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그동안 소비를 바탕으로 지탱해왔으나 이제 그 부작용이 카드빚 급증 등으로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또 세계경제 침체 속에 우리나라만 독야청청하기는 힘들 것이며 이라크전쟁 발발 우려, 미국의 투자부진, 소비위축 등 불안요인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 박해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지금 우리나라가 지역금융 중심지가 되면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 경제성장률 제고, 고부가가치 고용 확대 등 혜택을 볼 수 있지만 이번 기회를 놓치면 금융산업 약화, 경제력 쇠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연구위원은 구체적으로 ▲ 오는 2005년까지 채권시장 발전을 위해 다양한 만기의 채권을 발행하고 ▲ 국제경쟁력을 갖춘 금융회사를 육성하는 한편 ▲ 법률서비스 시장을 개방하고 ▲ 2008년까지 주식ㆍ채권시장을 선진 외국기업에 개방한 뒤 ▲ 2010년까지 모든 시장 장벽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당장 내년 새 정부 출범 1개월 내에 아시아 금융 중심지 지위 확보를 위한 대통령 직속 추진위원회를 발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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