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바둑영웅전 제3보

바둑영웅전 제3보다재다능한 노사초 노사초의 인품을 잘 나타내 주는 일화가 있다. 내종제 하나를 시켜 서울에 돈을 전하게 했다. 수연 광산의 출원금이었는데 상당한 거액이었다. 그런데 내종제가 경기도 안성의 주막에 들었다가 투전판에 끼여들어 그 돈을 모두 날리고 말았다. 노사초는 두번째로 돈을 주어 내종제를 보냈다. 내종제는 똑같은 주막에 들었다가 또 투전판에 끼여들어 가진 돈 전부를 버렸다. 세번째도 마찬가지였다. 노사초는 수연 광산의 꿈을 버렸다. 몇년 후에 그 수연 광산에 투자했던 지인이 큰돈을 번 후 사람이 달라져 사람들에게 욕을 먹었다. 노사초는 그것을 보고 내종제를 자기의 은인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노사초는 상당한 명필이었다. 그는 예서, 전서, 행서, 초서에 두루 달통했으며 한석봉이나 김정희의 글씨를 감쪽같이 흉내내는 재주가 있었다. 또한 한약에 조예가 깊어 사랑방에 약장을 두었고 가난한 사람의 병구완에는 우선적으로 시간을 들여 약을 지었다. 평생 구두를 신지 않고 고무신을 신었으며 두루마기에 중단을 칠 때면 새끼나 허름한 끈을 예사로 썼다. 매사에 사치를 극구 피했고 이해 관계에는 항상 졌다. 규모가 잡힌 일본 기단에 대해서는 부러움을 숨김없이 드러냈고 한번은 일본에 건너간 길에 우칭위엔의 대국 모습을 일부러 찾아가 보고 돌아온 일도 있다. 그는 우칭위엔의 모습을 보고 크게 감탄하여 말했다. 『어쩌면 그리 기린 같을꼬. 이슬만 먹고 자랐는지 얼굴이 그리 맑을 수가 없어. 물욕이라곤 전혀 없어 보여.』 노승일·바둑평론가 입력시간 2000/07/23 18:01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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