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정부는 해외 영어시험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2008∼2012년간 NEAT를 개발·운영하는 데 모두 425억6,6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이 중 고교생용인 NEAT 2급(기초학술영어)과 3급(실용영어)에 들어간 예산은 371억4,600만원으로, 전체 예산의 87.3%에 달한다.
교육부는 수능의 외국어(영어) 영역을 NEAT로 대체할지를 지난해 말 결정하겠다고 하고서 결정을 미루다가 지난 27일 대입제도 개선안 발표 때 수능과 연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수험생 60만명을 대상으로 오류없이 시험을 진행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어렵고, NEAT란 새로운 시험이 도입되면 사교육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교육부가 내세운 이유다.
이번 결정으로 고교생이 NEAT 2·3급을 볼 요인이 떨어져 수백억원을 들여 만든 국가 영어시험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국회 예결특위는 “교육부가 영어교육을 위한 교실과 시험장 등 교육인프라 확보계획, 영어 공교육 강화를 위한 교사의 자질 향상과 인원 확보 계획 등을 종합적이고 정치하게 마련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능 대체 가능성을 발표해 일어난 일”이라고 비판했다.
고교생용 NEAT 2·3급은 2013학년도 대입이 치러진 지난해 처음 시범 시행돼 7개 대학이 활용했다. 2014학년도 대입에서는 NEAT 2·3급 시험 점수를 활용하는 대학이 36개(4년제 27개, 전문대 9개)다.
교육부는 올해 NEAT 2·3급 응시자가 6월2일과 7월28일 두 차례 시험 중 좋은 점수를 골라 활용할 수 있게 했으나 6월 시험에서 무더기 전산오류가 발생해 말썽을 빚었다.
토익과 토플 등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성인 대상 시험인 NEAT 1급도 상황은 비슷하다.
1급 시험의 회당 평균 응시인원은 지난해 444명, 올해 6월말까지는 592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토익과 토플 응시자 수와 비교하면 NEAT 응시자수(2·3급 포함)는 0.08%에 불과하다.
국회 예결특위는 “시험이 지난해 처음 실시돼 응시자 수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지나치게 낮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하반기 중으로 NEAT를 활용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NEAT로 학생들의 영어수준을 진단하거나 NEAT 문제유형을 제공해 교사가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게 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과 연계하지 않기로 했지만 그동안 갖춘 기본 인프라와 개발 노하우는 그대로 남아 있다”며 “초·중등 학생들의 학습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하반기 중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