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아 입장과 반응/“화의수용이 최선” 정부방침에 반대

◎김선홍 회장­경제상황 빌미 책임 전가/사장단 회의­채권단 약속 위반한 처사/노조­집단대응 태세 ‘일촉즉발’2만여명의 기아자동차 노조는 22일 강경식 부총리의 처리방침이 발표된 직후 파업에 들어갔다. 곧이어 박제혁 기아자동차사장, 송병남 기아그룹 경영혁신단사장은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법정관리방침에 절대 반대하며 합법적 수단을 동원, 이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마디로 정부방침에 반대한다는 것. 기아는 김선홍 회장의 퇴진을 전제로한 화의수용이 최선이라는 입장이다. 정부가 내세운 공기업화 논리는 「제3자인수를 위한 과정」으로 보고 있다. 기아 경영진, 임직원, 노조를 통해 기아의 반응을 살펴본다. ◇최고경영진 기자회견=김선홍 회장은 이날 하오 일본 동경에서 모터쇼를 참관하다 급거 귀국, 김포공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화의가 최선이다』며 『정부는 왜곡된 경제상황을 빌미로 그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또 송사장은 「우리는 기아 법정관리를 절대 반대한다」는 제목의 회견문을 통해 『정부가 유독 기아에 대해서만 적대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데 대해 깊은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며 『삼성, 재경원의 내부보고서를 감안할 때 이번 법정관리조치는 은밀히 진행돼 온 음모의 결정적 수순』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가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 채권단 경영에 주는 부작용, 주주의 이익침해, 자동차사업의 일관성 파괴 등 숱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법정관리를 강행하려는 저의를 정부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사장은 『지금이라도 정부와 채권단, 기아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여 투명한 절차에 따라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도록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오 4시 기자회견을 가진 박사장은 『법정관리를 신청하지 않겠다던 정부가 약속을 어긴데 대해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며 정부정책을 대놓고 비판했다. ◇사장단회의=이날 법정관리 방침이 전해진 직후 사장단은 긴급회의를 갖고 『사전통보나 협의없이 법정관리 방침을 굳힌데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으며 이는 일방적으로 법정관리 신청을 하지 않겠다던 채권단 약속을 위반한 처사』라며 정부와 채권단을 비난했다. 또 정부가 기아자동차를 공기업화하고 아시아자동차를 제3자에 매각키로 한 것은 기아를 제3자에 인수시키려 한다는 시나리오설의 전단계라고 주장했다. ◇임직원 및 노조반응=2만여 기아자동차 전직원이 이날 상오 총파업에 돌입했다. 기아자동차 노조원들은 이에 앞서 상오 5시30분 소하리공장에 집결, 집회를 가진 후 정부의 강경대응에 대비해 사수대를 편성하고 바리케이트를 설치하는 등 집단대응 태세에 돌입, 기아사태는 일촉즉발의 상황속으로 빠져들었다. 직원들은 이날 상오 11시께부터 노조원, 관리직 사원 등이 참여하고 있는 「범기아정상화추진비상대책위」 (위원장 박정곤 노조수석부위원장) 주최로 공장별로 집회를 열어 정부의 법정관리 방침을 수용할 수 없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화의신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파업을 계속키로 했다. 비대위는 『총파업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력 대응하겠다』며 『이로 인한 모든 사회, 경제적 파장에 대한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위원장은 『기아는 지난 7월15일 이후 자금줄마저 차단당한 채 피눈물나는 자구노력을 전개해왔음에도 불구, 정부와 채권단이 법정관리를 통해 3자인수를 추진하려는 것은 음모』라며 시나리오설에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기아의 이같은 반발은 김선홍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이 국가경제를 위해 단안을 내려 조업복귀를 호소하고 기아사태의 파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질 경우 조기진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박원배·정승량·박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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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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