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위기를 기회로] LG그룹, 친환경 자동차부품·에너지 솔루션 새 먹거리로

LG화학 오창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에서 근로자들이 차 부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LG그룹

지난 3월 서울 양재동의 서초 R&D캠퍼스에서 열린 ''LG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서 구본무(왼쪽) 회장이 김명환 LG화학 부사장으로부터 장거리 주행 전기차용 ''고밀도 배터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LG그룹

'에너지 솔루션과 친환경 자동차 부품'

LG그룹이 미래를 이끌어 갈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삼고 있는 양대 축이다.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치열한 발굴 없이는 구본무 회장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하는 '시장 선도'는 결코 이뤄질 수 없는 꿈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우선 2013년 7월 자동차 관련 엔지니어링과 부품 설계 전문업체인 LG CNS의 자회사 'V-ENS'를 합병해 VC(Vehicle Compo nents)사업본부를 신설한 LG전자는 2년이 채 안 돼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그룹의 사업 모형을 입체적으로 다각화하는 데 성공했다.

구 회장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차 부품을 강조하면서 LG전자·LG이노텍·LG디스플레이·LG화학 등 '전 계열사의 차 부품 체제'가 이때 처음 갖춰졌다.

LG가 메르세데스벤츠·폭스바겐 등 글로벌 일류 완성차 업체와 잇달아 제휴에 성공하는 등 새로운 먹거리를 확실히 낚아 채면서 "그룹 내에서 자동차 부품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것 아니냐"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LG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12년 그룹 시너지팀을 신설하는 등 계열사 간 협업의 효율을 높이고 있다"며 "올해 6월 첫 삽을 뜨는 마곡 R&D 센터도 협업 기능의 최적화에 초점을 맞춰 지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LG의 야심은 IT융합 기술의 확산과 외연 확대로 전자회사와의 협업을 시도하는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과 맞아 떨어지고 있다. 실제 LG전자는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와 무인차의 핵심 부품인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폭스바겐·구글 등의 업체와도 기술 협업에 나서고 있다. 또 LG이노텍 역시 미국 크라이슬러에 차량용 발광다이오드(LED)를 지난 달부터 공급하기 시작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CES가 자동차 회사들의 경연장으로 자리 잡은 것만 봐도 구 회장의 선견지명이 제대로 들어맞았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과에 힘 입어 VC를 포함한 독립사업부 등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5,514억원으로 전년 대비 6% 늘었고 영업이익도 2013년 442억원 적자에서 작년 982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자동차 분야에서의 신바람 나는 성과는 비단 LG전자만의 것이 아니다. LG디스플레이는 유럽·일본·미국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업체에 중앙 정보 디스플레이(CID)와 계기판 등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또 LG이노텍은 소재·부품분야 핵심 기술을 융·복합하며 차량 전장부품 라인업을 빠르게 다변화하고 있으며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업이다.

전기와 유압, 기계 등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에너지 솔루션 분야도 LG의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다.

지난해 태양과 모듈,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포함한 에너지 솔루션 사업에서 2조7,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린 LG는 2~3년 내에 매출 규모를 4조원대까지 늘린다는 전략이다.

계열사별로 살펴 보면 LG전자는 올해에만 1,600억원을 투자해 420MW인 태양광 모듈 생산량을 530MW로 늘리고 해외사장 진출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세계 1위에 빛나는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ESS 배터리 시장 또한 장악하고 있는 회사다. 지난해 11월 독일 지멘스와 ESS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향후 지멘스의 ESS 사업에 대한 배터리 공급 우선권을 확보하는 등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기존 발전소들의 주파수 조정(Frequency Regulation)용 예비전력을 대체할 수 있는 ESS △값싼 심야전기를 저장했다가 전력 피크시 사용하는 전력피크저감용(Peak Shifting) ESS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원에서 발생한 전기를 저장해 안정적으로 송배전하는 신재생발전설비용(Renewable Integration) ESS 등 다양한 용도의 ESS와 배터리를 생산해 세계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9월 경상북도-한국전력공사와 공동으로 울릉도를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으로 본격 조성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LG CNS도 스마트 마이크로그리드 솔루션 분야 선도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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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는 2020년까지 울릉도를 '세계 최초 100%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미래 준비" R&D 올 6조3000억 투자

나윤석 기자

LG그룹은 차세대 먹거리 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올해 대대적인 연구개발(R&D) 투자 계획을 수립했다.

시장선도 성과 창출을 가속화하고 철저한 미래 준비를 위해 R&D 분야에만 6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

지난해보다 4,000억원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이는 "철저한 미래 준비를 통해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는 구본무(사진) 회장의 특명에 따른 것이다.

투자 분야는 전기차 배터리 등 자동차 부품 기술,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에너지 솔루션 기술, 디스플레이와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이 총 망라된다.

이와 관련, 구본무 LG 회장은 올해 1월 신년사를 통해 "주력 사업에서는 꾸준히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는 상품을 선보였다"며 "신(新) 사업들은 1등을 하겠다는 목표로 철저하고 용기 있게 키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또 지난 3월 열린 R&D 성과보고회에서는 "산업간 경계를 넘나드는 융복합이 일상화 되면서 기존의 완제품 개발 역량에 더해 소재와 부품 개발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한 발 앞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내는 차원 높은 R&D 능력과 남들이 넘볼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춘 원천 기술 개발에 혼신을 다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올해 보고회에서 구 회장은 LG전자의 스마트 TV용 '웹OS(운영체계)' 개발팀에 대상을, LG디스플레이의 스마트워치용 '원형 플라스틱 OLED'와 LG화학의 전기차용 '고밀도 배터리' 등 총 23개 R&D 과제에 '연구개발상'을 수여했다.

LG는 차세대 성장엔진 사업의 시장선도 동력 확보를 위해 R&D 시설투자와 함께 인재확보에도 주력한다.

이를 위해 LG는 지난해 10월 미래 원천기술 확보의 전진 기지 역할을 수행할 '마곡 LG사이언스파크'의 기공식을 갖고 본격 건설에 나섰다.

마곡산업단지 내 17만여㎡(약 5만3,000평) 부지에 2020년까지 약 4조원 이상을 투자해 구축하는 LG사이언스파크는 10개 계열사의 R&D 인력 2만5,000여명이 상주하며 융복합 시너지 연구를 중점 수행할 계획이다.

연면적 기준으로는 기존 LG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연구소인 LG전자 서초R&D캠퍼스의 약 9배, 그룹 본사 사옥인 여의도 LG트윈타워의 2배 규모의 크기다.

LG 사이언스 파크'는 2017년 1단계 준공 후 2020년에 최종 완공될 예정이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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