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케이블 이어 종편도 오디션 프로 경쟁 합류

콘텐츠 개선없이 비슷한 포맷 카피<br>"광고수입 위한 시청률 높이기 혈안"

케이블TV 및 지상파 방송사에 이어 종합편성채널까지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로 하면서 방송사들의 '흥행장르 카피'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MBC의 오디션 프로그램인'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 2'의 모습 사진제공=MBC


케이블TV와 지상파에 이어 연말 방송을 시작하는 종합편성채널까지 오디션 프로그램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사실상 차별성 없는 판박이 프로그램이 종편에서도 양산될 경우 시청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광고수입을 늘리기 위한 시청률 경쟁에만 매달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오디션 프로는 '돈 잔치'=종편 오디션 프로그램의 첫 번째 주자는 'jTBC'다. jTBC는 오는 12월 개국과 동시에 오디션 프로그램인 '메이드 인 유'를 방송할 계획이다. jTBC측은 상금 규모나 참가 자격 면에서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들과 차별화 전략을 시도했다고 설명하지만 기존 엠넷의 '슈퍼스타K'나 MBC의 '위대한 탄생'과 내용면에서 거의 차별성이 없다. 종편의 등장으로 새로운 포맷을 원하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양질의 콘텐츠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는 방송사들이 하나같이 흥행이 보증된 '오디션 장르'에 과도한 역량을 집중한다는 데 있다. 최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안형환 의원이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제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MBC 프로그램 가운데 제작비를 가장 많이 쓴 프로그램은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이었다. 지난 2년간 제작비 상위 10위 프로그램을 모두 드라마가 독식했는데, 지난해 위대한 탄생이 드라마를 제치고 1위자리에 오른 것이다. 오디션 우승자를 대상으로 한 상금 경쟁도 만만치 않다. 새 오디션 프로그램이 생길 때마다 오디션 상금 규모는 억 단위로 치솟는다. 초창기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상금 규모가 1억~2억원 선에서 결정됐던 반면 후발주자로 뛰어든 위대한 탄생은 차별화를 이유로 3억원의 상금을 내걸었다. 이에 질세라 '슈퍼스타K 3'는 5억원, jTBC의 메이드 인 유는 무려 12억원에 달하는 상금 공세를 펼치고 있다. 방송사들이 프로그램 홍보에 열을 올리면서 문화적·공익적 프로그램 제작은 등한시 될 수 밖에 없다. 정인숙 경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방송사들의 시청률 경쟁이 치열해 지다 보니 이제는 가치지향적 방송에 대한 노력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기존에 흥행이 보장된 포맷을 카피해 수익성에만 매달리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편 상업화 심화 =종편의 등장이 콘텐츠 산업의 질적인 향상보다는 상업화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규 미디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의 흥행 공식을 그대로 가져와 상업주의를 강화할 수 밖에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종편채널의 오디션 프로그램 등장 예고에 '예상됐던 행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이 더욱 선정적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 후발 주자들은 더 자극적인 장면을 연출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최근 슈퍼스타K 3에서는 TOP 10에 선발됐던 참가자가 제작진의 악의적인 편집을 주장하며 합숙소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청자들이 염증을 느끼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는 자극적인 연출이 종종 사용된다"고 털어놨다. 정용준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신규 미디어의 승부수는 선정성과 상업주의가 될 수 밖에 없다"며 "앞으로는 스포츠 중계권을 두고도 기존 방송사들과 분쟁을 이어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