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2년간 16번 쪼개기 계약 촉탁직 해고는 부당"

중노위, 기업 관행에 제동

지난 23개월간 회사와 16차례 '쪼개기 계약'을 맺고 일해온 촉탁직 근로자를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는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이 나왔다. 정규직 전환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의 부담으로 관행처럼 쪼개기 계약을 통해 기간제를 고용해온 기업들은 비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중노위에 따르면 중노위는 회사와 일정 기간을 정해 일하기로 계약한 촉탁직 근로자 박점환(25)씨가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을 지난달 받아들였다. 중노위는 현대차에 박씨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의 임금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박씨는 현대차 울산 공장에 지난 2013년 2월25일 촉탁계약직으로 입사했으며 올해 1월31일자로 계약 만료 통지를 받았다. 그 사이에 현대차는 박씨와 16번이나 '쪼개기' 계약을 하고 근로기간을 유지했다. 현행 기간제보호법에 따르면 2년 이상 일한 근로자는 정규직으로 전환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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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회사 측이 채용시부터 정규직 전환 가능성을 언급했고 일시 충원이 아니라 상시 발생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채용됐던 것"이라며 해고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현대차는 채용공고에 최초 근무기간은 1~6개월이고 필요시 근로계약 연장이 가능하다고 알렸으며 계약직은 2년 범위에서 계약 해지가 가능하므로 해고는 정당하다고 맞섰지만 중노위는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중노위는 "양측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가 형성돼 있어 박씨에게는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있음이 인정된다"며 "현대차는 박씨가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계약 갱신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근로자 보호라는 기간제법의 취지를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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