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타임오프 도입 합의 못한 대형 사업장 '기아차 모델'이 해법되나

수당 통한 법정 한도 외 전임자 임금 충당<br>편법 지적 불구 노조법 유지 대안 떠올라<br>대우조선해양·한국GM·현대차 등 협의 중

근로시간면제한도(타임오프)제도 도입에 합의하지 못한 대형사업장에서 '기아차 모델'이 해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아차 모델은 사측에서 수당 신설 등으로 임금을 올려준 뒤 이를 급여에서 일괄공제해 노조에 전달하면 노조가 법정한도 외의 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 편법 지적이 일지만 새 노조법을 지키면서 노사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6일 노동계에 따르면 27명의 노조전임자가 있는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임금협상을 통해 법정 한도인 11명 외에 10명 이상의 추가전임자에 대한 임금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한 관계자는 "올해 임금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했다"며 "아직 구체적인 교섭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타임오프 문제를 임금협상과 연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사측의 한 관계자는 "타임오프 문제는 법과 원칙을 지킨다"며 "노조 측이 기아차처럼 임금인상을 통해 법정한도를 넘는 전임자에 대한 임금을 확보하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에 대해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타임오프가 시행된 후 대우조선해양 노조 전임자 27명은 제대로 임금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7~11월은 사측에서 법정한도인 11명에 대한 임금을 지급 받아 27명의 임금으로 충당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가 11명의 근로시간면제자를 정하지 않고 사측에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불법행위라고 지적하면서 지난해 12월부터 전임자 전원에게 임금이 지급되지 않고 있다. 한국GM 노사는 기아차 모델을 통해 추가 노조전임자의 임금을 충당하기로 합의했다. 한국GM 노사는 109명에 달하는 기존의 노조 전임자를 거의 유지할 수 있게 무급전임자 81명분에 해당하는 임금을 가산상여금의 인상을 통해 충당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편법인상을 통한 이면합의 논란이 일면서 사측이 전체 전임자 수를 81명으로 조정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타임오프 문제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현대차 노사 역시 결국 기아차 모델에서 해법을 찾을 것으로 노동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기아차 해법이 편법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고용부와 경영계의 입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용부의 한 관계자는 "케이스별로 다를 수 있지만 합의과정 내용이 개정법의 취지에 부합하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법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된다면 시정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돼 타임오프 도입 취지가 무색해질까 우려하고 있다"며 "노조도 문제지만 사용자가 의지를 갖고 편법적인 형태로 노조전임자의 임금을 지급하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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