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전사했던 장병 유해발굴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중대장급 유해에 대한 신분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유해발굴단은 5일 “2000년 전사자 유해발굴사업 개시 이래 중대장급 장교의 유해가 처음으로 발굴돼 신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 동안 발굴작업으로 신분까지 확인된 전사자 가운데 최고 계급은 소위였다.
당사자는 6.25 때 수도사단 17연대 2대대 소속으로 낙동강 전투가 치열했던 1950년 8월 8중대장 임무수행 중 전사한 고(故) 고희경(육사9기.당시 30세) 중위. 원래 중대장 계급은 대위지만 당시는 자원이 부족해 중위가 중대장을 맡은 경우도 많았다는 게 유해발굴단의 설명이다.
고 중위의 유골은 지난 3월 경북 포항 기북면 무명 380고지 부근에서 심하게 부식된 인식표(군번 15975)와 철재 계급장, 육사 졸업기념 버클 등과 함께 발굴됐다.
군은 전투기록과 함께 유품 등을 분석해 고 중위로 판정했으며 대위로 1계급 진급 추서 했다. 하지만 발굴단은 현재 생존하는 직계 유가족을 찾을 수가 없어 DNA 검사를 통한 최종 검증은 불가능한 상태라며 “친척이 계시면 반드시 발굴단으로 연락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육사9기 동기회장인 김제민(83)씨는 “고 중위는 직장을 두 군데 다니다가 육사에 입교했고 동기생보다 나이가 많아 살아 계셨으면 올해 89세일 것”이라며 “뒤늦게나마 유해를 찾아줘서 감사하다”는 뜻을 전해왔다.
유해발굴단은 또 2007년 강원도 화천에서 발굴한 한 유해에 대한 DNA 분석결과 당시 2사단 소속 고(故) 김상희 일병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발굴단은 국방조사본부 과학수사연구소에서 장기간 DNA 검사를 통해 유전자를 추출, 이를 등록된 유가족 샘플과 비교한 결과 2007년 12월 유전자 샘플을 등록한 유가족 김공준(62)씨와 유전자가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박신한 유해발굴단장은 “김 일병의 경우 오로지 축적된 DNA 자료 비교를 통해 확인된 것으로, 작년 3월 고 강태수 일병에 이어 두 번째 사례”라며 “유해발굴 사업이 본격화함에 따라 유해와 유가족 유전자 샘플 축적량이 증가하는 추세로 앞으로 DNA 검사를 통한 신원확인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