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스와프시장이 붕괴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환율과 스와프시장과는 어떤 연계성을 지니고 있는 것일까.
스와프시장은 외환시장 내 파생상품 시장으로 외화자금조달시장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거래 당사자 간 보유 통화를 서로 필요로 하는 통화로 바꾸고 일정기간 지난 만기에 계약 당시 환율로 원금을 다시 맞바꾸는 거래다. 쉽게 말해 달러가 필요한 국내 은행권은 외국계 지점이나 외국인으로부터 원화를 내주고 달러를 빌리고, 주로 무위험 차익을 노린 재정거래 차원에서 국내 채권에 투자하기 위한 외국인은 달러를 빌려주고 원화를 받는 것이다.
특히 양 측 간 통화 매매에 따라 원화고정금리와 달러변동금리도 교환하게 되는데 이 금리가 통화스와프(CRS) 금리이며 사실상 CRS금리의 움직임이 스와프시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즉 CRS금리는 국내 은행의 입장에선 달러를 빌려주는 대신 원화를 빌린 외국인으로부터 수취하는 원화고정금리인데 금리를 높게 받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반대로 외국인은 원화조달비용이 CRS금리인데 CRS금리가 낮으면 낮을수록 유리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부족해지자 조선업체와 투신권으로부터 선물환을 매입해 달러가 필요한 은행들이 스와프시장에서 달러를 구하기 위해 앞 다퉈 경쟁에 나섰고 그 결과 CRS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이다. 급기야 환율폭등과 궤를 같이하며 지난 21일 오전 1년물 CRS금리가 50bp나 폭락하며 1.15%로 폭락하기도 했다. 이자를 거의 포기하면서까지 달러 확보가 시급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일정기간 동안 동일한 통화의 이자를 교환하는 이자율스와프(IRS) 금리와의 격차인 스와프베이시스가 사상 최대인 400bp 이상 벌어지기도 했다.
스와프베이시스는 통상 국내 금융기관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차입할 때 붙는 가산금리 수준과 비슷해 위험도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는데 금융시장이 안정적일 때 50bp를 유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400b까지 확대된 것은 비정상적인 상태나 다름없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현물채권과 스와프 금리를 연계한 기존 외국인의 포지션에서 손실이 발생해 손절매로 이어지는 등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에 따라 스와프시장이 극도로 불안한 경우 한국은행이 스와프시장에 개입해 달러를 풀고 원화를 취하는 이른바 ‘셀엔바이(sell&buy)’ 거래에 나서는 것이다.
물론 CRS금리 하락에 따른 스와프베이시스 확대는 외국인의 원화조달비용이 그만큼 낮아지는 등 재정거래 유인 효과가 커져 달러 자금이 많이 유입되고, 다시 스와프베이시스는 좁혀져야 되지만 최근 환율급등으로 환차손 우려가 높아지고 글로벌신용경색도 나빠져 달러유입은 기대만큼 충족되지 않고 있는 게 작금의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