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비리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홍일 검사장)는 김민영 부산저축은행장이 소유한 월인석보 등 보물 18점과 고서화 950여점 등 총 1,000여점의 문화재를 확보해 예금보험공사에 인계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김 은행장은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재산환수조치 등을 우려해 사업가 A씨에게 10억원에 보물 18점을 매도했으나, 이 사실이 알려지자 A씨와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보물을 검찰에 제출했다. 아울러 김 은행장이 수년간 수집해온 고서화 950여점도 지인에게 반환 받아 검찰에 제출했다.
1,000여점의 문화재는 부산저축은행그룹에 대한 손해배상채무의 담보격으로 검찰에 제출됐으며, 검찰은 자세한 목록을 정리한 뒤 예금보험공사에 넘길 방침이다.
우병우 대검 수사기획관은 "제출받은 문화재를 예보에 인계하되, 문화재의 보관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문화재청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예금보험공사는 문화재를 보관한 뒤 저축은행그룹의 비리로 인한 배상책임이 법원에서 판결로 확정될 경우 공매를 통해 금전적인 배상을 받을 수 있다. 반환된 문화재의 시가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은행장은 불법대출과 분식회계, 횡령 등 7조원대 경제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박연호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 등과 함께 지난 2일 구속기소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