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채권 풍향계] 변동성 장세속 금리 하향안정화 지속

지난주 채권시장은 리먼브라더스 쇼크 이후 급속하게 형성됐던 금리인하 기대 확산과 이후 급격한 금리상승 등 극심한 변동성 확대 국면을 나타냈다. 글로벌 신용위기가 이머징 마켓에서는 시장 전반에 충격을 주는 리스크로 부각되면서 금리 상승세가 가파르게 이어졌다. 그 결과 18일 하루에만 지표금리를 비롯한 장기금리가 전일대비 무려 29bp(1bp=001%포인트)나 속등하며 2003년 SK글로벌 사태 이후 5년6개월 여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역시 이머징 마켓에서는 안전자산과 신용 위험을 명확하게 구분해 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리먼 쇼크 이후 주식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되는 채권시장에 외국인들의 매수가 집중되면서 한때 채권시장은 가파른 랠리를 보였다. 그러나 이 같은 매수세가 안전자산 선호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시간은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직후 있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융시장의 예상과 달리 금리가 동결됨에 따라 곧바로 그 여파가 국내 채권시장에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결국 외국인들의 매수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에 대한 선호보다는 미국 발(發) 금융위기 충격이 국내에서는 통화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 확인됐다. 예상과 달리 FRB가 금리인하보다는 직접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사실은 통화정책의 집행 방식이 종전과는 사뭇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낳기에 충분했다.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정책에 여유가 남아있는 한국의 경우 적어도 보수적인 국내 통화정책을 감안할 때 통화완화가 이뤄진다고 해도 그 시기가 당장 구체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통화완화 기대가 주춤해지면서 채권시장은 그간 랠리에 대한 되돌림의 과정에 곧바로 돌입했다. 신용위기 충격을 일정 정도는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으나 증권사들의 콜차입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파급력은 배가됐다. 이후 통화당국의 유동성 지원으로 증권사들의 콜차입 이슈는 대체로 해결되는 양상으로 접어들었으나 이미 금리 레벨은 전주에 비해 한 단계 상향됐다. 미국발 금융불안이 실물로 확산될 경우 향후 통화정책이나 경기 여건이 금리 우호적인 상황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평균적인 금리의 하향 안정화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내 통화당국의 보수적인 행보나 지속적인 금리 하락으로 인한 레벨 부담이 이번에 변동성 확대로 드러난 만큼 금리하단의 견고함은 이전보다 훨씬 강해졌다는 판단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