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통령 특사'로 유럽 순방 박근혜, '지도자 신뢰' 강조속 국내현안엔 침묵

오렌지색 옷 입고 네덜란드 방문… 친교에 신경<br>"개개인 능력 발휘하게 최대 지원해야" 소신 피력

'대통령 특사'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유럽 순방의 첫 국가인 네덜란드 일정을 마칠 때까지 국내 현안에 일체 침묵했다. 대신 본인의 지도자 자질을 선보이는 데 주력했다. 그는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오렌지색' 옷을 갈아 입어가며 세심한 친교에 신경을 썼다. 또한 네덜란드의 앞선 농업과 물류 산업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면서 개인 각자가 다양한 진로를 택하도록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는 지도자론을 펴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하루 내내 붉은 주황빛의 머플러를, 앞서 29일 베아트릭스 여왕을 만날 때는 겨자색의 재킷을 입었다. 박 전 대표 관계자는 "네덜란드의 상징색을 골라서 입은 것"이라며 "의상과 머리는 매일 본인이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그러면서 특사단 일행이 입은 주황색 의상에는 "의도적이고" "우연이고" "억지고"라면서 농담을 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네덜란드 농업에 많은 노력을 할애했다. 이날 오전 숙소인 클라우스호텔에서 열린 '네덜란드 선진농업 현황 워크숍'에서 농업진흥청 관계자에게 "우리나라 식량 안보가 예민해져 있다. 옥수수 등의 작물도 최소한의 자급률 목표를 끌어올린다고 우리 농촌에 알리면 쌀농사에서 다른 작물로 바꿀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묻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네덜란드가 얼마나 척박한 나라인가. 그런데 세계 굴지의 농업국가가 되고 수출도 한다. 우리도 창의적으로 하면 우리 농업도 미래의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지도자로서 소신도 내비쳤다. 그는 29일 동포간담회에서 "지도자의 역할, 정부의 역할은 우리 국민이 어느 곳에 태어나든, 어떤 계층이든, 남자든, 여자든 자기가 타고난 독특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장애물을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데 실천이 안되면 불신만 생기고 끝나기 때문에 사회 구성원과 지도자 사이에는 제일 중요한 게 신뢰"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마우리치미술관을 참관한 뒤 새로운 화풍의 시도를 언급하며 "혁신이 되는 모든 분야가 처음에는 아무것도 아닌 발상의 전환으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헤이그에 있는 이준 열사 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이항기 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이준 열사가 1907년 대한제국 특사로 온 후 박 전 대표가 104년 만에 대한민국 특사로 네덜란드를 방문했다"고 사의를 표하자 웃음으로 화답했다. 그러나 어지러운 여의도의 현안에는 여전히 입을 닫았다. 그는 이날 주 네덜란드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박 전 대표를 위원장으로 추대한다면 수용하겠나"라는 질문에 "지금은 제가 정확하게 보지도 못했고 국내 얘기는 나중에 국내 가서 할 때가 있겠죠"라고 답하며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는 표정이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1일 동포간담회 겸 만찬을 시작으로 포르투갈 특사 일정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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