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ㆍ고령화의 여파로 오는 2040년께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유럽연합(EU) 회원국 평균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조세연구원 박형수 재정분석센터장과 류덕현 연구위원은 17일 ‘한국의 장기재정모형’ 보고서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 등을 토대로 2050년까지 우리나라 및 EU 주요 15개 회원국의 잠재성장률 추정한 결과 이같이 전망됐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4~2010년까지 우리나라와 EU의 잠재성장률은 각각 4.66%와 2.2%로 우리나라가 EU에 비해 두배 이상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이 같은 격차는 ▦2011~2020년 4.22%(한국), 2.1%(EU) ▦2021~2030년 2.90%ㆍ1.4% ▦2031~2040년 1.56%ㆍ1.2% 등으로 꾸준히 감소하다가 2041~2050년 우리나라가 0.93%로 오히려 EU 회원국 평균인 1.3%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세계적으로도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저출산ㆍ고령화로 인해 성장률을 결정하는 3대 요소 중 하나인 노동 투입이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박 센터장은 “우리나라의 인구는 2020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그 폭이 점점 커지면서 노동력 공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반면 성장률을 결정짓는 또 다른 요소인 생산성이나 설비투자 등이 노동력 감소에 따른 영향을 상쇄하지 못하면서 잠재성장률은 갈수록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EU국가들도 이미 20여년 전부터 저출산ㆍ고령화 현상을 겪고 있지만 그 속도가 서서히 진행돼 우리처럼 급속한 노동력 감소는 겪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노동력 감소의 영향을 제외한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한국이 2004 ~2010년 4.26%에서 2041~2050년 1.90% 등으로 감소함에도 EU 회원국의 1.60%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추정됐다.
